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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의 경고, 현실로 닥쳤다..."잘 나가면 견제 들어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7초

-연비사태 전화위복 될 것...이젠 품질경영 고삐

MK의 경고, 현실로 닥쳤다..."잘 나가면 견제 들어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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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정몽구 회장은 늘 이 같은 상황이 닥칠 것이라 늘 걱정해왔다. 잘나갈 때 조심하라."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현대ㆍ기아차의 급격한 성장 가운데서도 이 한마디를 잊지 않고 늘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지역에서 발생한 연비 과장사태에 현대차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선 것도 정 회장이 늘 이 같은 성장통을 경계해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미국 연비사태에 관한 질문에 "우리가 연간 생산량 700만대 체제에 이르고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자 정 회장이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 현대차의 미국 연비과장 사태가 글로벌 경쟁사들의 견제에 따른 것이며 앞으로 현대ㆍ기아차가 겪을 성장통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 부회장은 "(현대차의) 위상이 높아지며 견제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에서도 왜 현대한테만 그러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지금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보상이 가장 적극적인 대처고,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견제를 하면 할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 부회장은 "우려해왔던 내용이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정 회장이) 해외 공장 증설을 반대한 것도 이와 마찬가지의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우리 글로벌 생산규모는 최대 800만대가 족하다"며 증설불가론을 밝혀왔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증설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정 회장은 경계의 목소리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잘 팔릴때 공격적으로 증설하다 위기에 빠졌던 도요타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며 경영진 및 업계의 증설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정 회장은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에서 진행된 현대차 브라질공장 준공식에서도 추후 해외투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현대ㆍ기아차가 705만대 정도를 내수와 수출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중 해외 비중이 80% 정도 된다"며 이미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미국 연비 사태 발생 이후 그간 현대차의 성장동력이 돼 온 품질경영, 신뢰도에 타격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회장을 비롯한 수뇌진이 평소 해외시장에서 '제값 받기'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품질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회사측은 특히 이번 사태가 향후 품질 신뢰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 회장은 이번 출국ㆍ귀국길에서 각각 미국, 유럽을 거치며 현지 업무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미국 연비과장 사태에 따른 부작용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 행보다. 정 회장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수차례 자동차 시장 침체, 시장 견제 등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경영진 회의 등에서도 "과거에도 우리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했으나 더욱 품질관리를 강화해 한 치의 허술함도 없도록 해야한다"고 더욱 품질경영에 고삐를 죌 것을 강조했다.


브라질에서 귀국 직후 미국 앨라배마 공장 법인장 교체 등 일부 부품계열사와 해외 생산법인에 대한 인사를 단행,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도 품질경영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남양연구소 재정비에 이은 이번 인사는 미국 연비과장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간 현대차 성장의 기반이 돼온 품질경영에 다시 고삐를 죄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 회장은 생산, 품질, 부품전문가를 계열사 대표와 해외 법인장으로 기용해 품질관리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평소 럭비공 인사, 수시인사 등으로 유명한 현대차그룹이지만 경영진 인사 시기 및 임기 추세도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이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이 같은 성장통에 대응하겠다는 정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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