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중앙-지방 정부 복지·안전 예산 갈등..끝없는 책임 싸움

시계아이콘02분 3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소방업무 국가부담 1% 뿐이라니..."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중앙과 지방정부간 '예산 갈등'의 골이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무상보육' 확대를 둘러싸고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에 보육 업무의 소관을 놓고 마찰을 겪은 데 이어 다른 분야의 예산에서도 이 같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중앙-지방 정부간 업무 영역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논의와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소방 업무는 국가 사무"=최근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국가가 소방재원을 1%밖에 부담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 지사는 "소방은 70% 이상 국가사무를 수행하는 것인데도 국가가 1%밖에 재원부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무는 국가가 담당하면서 이에 대한 재원을 왜 대부분 지방에서 부담해야 하느냐는 불만이었다. 김 지사는 "이런 상태로는 소방관 처우 개선이나 시설 개보수 등은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 특히 업무의 소관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영역은 복지와 안전 관련 부문이다. 이들 사업은 오랫동안 중앙정부 차원의 업무로 인식되고 운용돼 왔으나 점차 지방의 몫이 커지고 있지만 이에 맞춰 예산의 배정이 뒷받침되지 않아 지자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자체측은 "중앙정부가 해야 할 사업을 지자체가 더욱 많이 떠맡게 돼 이에 대한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시행하려는 사업비가 그만큼 줄어들어 사업에 연쇄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사업 벌이기 힘들다"= 지방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한 목소리로 지방재정 배분 방식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 경기침체로 세입은 줄어들고, 복지사업 분야에 대한 부담은 커져가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꾸려볼 만한 사업 예산을 축소해야 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료처럼 의무적으로 정해져 있는 복지, 주민생활과 연계된 국고보조사업이 많은데 국가에서 적은 돈을 주고 여기에 맞춰 지방에서 돈을 대라고 하니 자율적으로 사업을 벌여나가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예산담당 공무원 역시 "경기도 예산 중 82%는 국고보조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이고, 나머지 18%가 자체사업을 할 수 있는 정도다"면서 "교통량이 많은 경기도에서 이미 계획된 도로건설 조차 5년내 끝낼 것들이 10년 이상이 가도 완공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자체 예산 담당자는 지역명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며, 조심스럽게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정부 시책으로 정한 영유아보육료 등 중앙 하달식 사업규모가 커지다 보면, 정작 나머지 복지사업인 장애인, 여성, 노인 관련 사업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며 "또 과학단지를 가지고 있는 게 우리지역의 특징인데, 60억~70억원 수준의 운영비 마련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필헌 한국지방세연구원 박사는 "국비와 지방비 매칭사업인 국고보조사업은 경제활성화가 아닌 복지부문에 편중돼 있고, 복지수요 증가속도에 비해 국비 비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지방자치단체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면서 "최소생활수준과 관련된 보편적 복지 업무는 중앙으로 이양하고, 지방정부의 매칭 부담을 최소화해 지방 자율성을 지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 중앙-지방 업무 분장 합리적으로 마련해야= 지자체들은 지방의 사정과 특성을 고려없이 중앙정책의 일환으로 지방비가 연동돼 재정이 배분되거나, 국가사업에 지방비가 다수 소요되는 등으로 부담이 가중된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자체들의 불만은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의 업무 영역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논의하고 마련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


점점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의 업무 영역의 경계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달라진 환경과 여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배정하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말 정부와 국회는 무상보육 확대를 결정하며, 중앙 대 정부 재원을 각각 5:5(서울 2:8)로 분담토록 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정부가 추가 지방부담분(6600억원)에 대한 재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하고 있는데, 무상보육확대에 따른 예산배정 과정에서 지자체와의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중앙-지방 정부 복지·안전 예산 갈등..끝없는 책임 싸움
AD


이같은 문제는 비단 영유아보육료에 그치지 않는다. 지방재정 관련 전문가들을 국고보조사업 편성시 재원부담 주체인 지방정부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못하며, 국회에서도 국고보조사업을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국고보조사업은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반면 보조사업비용 중 국비비율은 계속 축소돼 왔다.


지자체 예산 대비 국고보조사업 규모는 2007년 28.5%에서 34.8%로 증가한 데 반해 이 중 국비 비율은 같은 기간 68.4%에서 60.9%로 낮아졌다. 올해 기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현황을 살펴보면 중앙재정은 246조원, 지방재정은 190조5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국고보조사업은 중앙과 정부가 매칭해 각각 36조, 24조로 총 60조원이 투입됐다.


김홍환 전국시도지사 협의회 책임연구위원은 "일부 보조사업은 법률로서 보조율을 정하지만 대부분은 대통령령으로 사업들을 편성한다"면서 "현재 980개 보조사업 중 112개만 보조금 관리법 시행령으로 기준 보조율이 규정돼 있고, 나머지 870여개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의로 결정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지난해 지방예산 배정에서 지방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를 만들긴 했지만 법적인 구속력도 없고, 회의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 위원은 또 "중앙 정부 주도에 의하거나 일부 임의적으로 정하는 현행 방식을 법과 제도적으로 정하도록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