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현대증권 노동조합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노조 탄압 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7일 국회 진보정의당 민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이 직접 경영하는 체제가 아니다"며 "현대그룹 이사회 등 현대그룹과 관련이 없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실상 지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실세는 임직원의 인사권과 경영의사결정권마저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현대그룹 대표이사단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 위원장은 윤경은 현대증권 현 각자 대표 내정자가 현대증권을 통해 최대 15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윤경은 사장은 최근 회의에서 싱가포르 현지법인 투자가 막히자 홍콩 현지법인의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에서 1500억원 규모의 해외자산운용사를 인수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민 위원장은 "윤경은 사장 부임 직후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엔젤펀드라는 명목으로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의 지분을 투자시키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조측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와 윤경은 사장이 서로 공모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하는 것을 노조가 막자 노동조합을 제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민 위원장은 "오는 22일 현대증권 주주총회에서 주총투쟁을 통해 윤경은 사장 승인 안건을 막을 것"이라며 "윤경은 사장과 현대증권, 현대그룹의 노조파괴 작전 관련자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 노조에 따르면 지난 9월26일 현대그룹의 주요 임원들은 강남 아셈타워회의실에서 노조파괴와 관련한 회의를 열어, 노조 파괴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대화를 나눠 실행방안까지 나왔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이 회의에는 이백훈 현대그룹 전략기획 1본부장, 이남용 현대그룹 전략기획 2본부장, 김현겸 현대그룹 CFO 상무, 윤경은 현대증권 각자대표 내정자, 이계천 현대저축은행 사장, 강승태 현대자산운용 사장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현대그룹 임원이 대거 참석한 회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노조는 기자회견 직후 현대그룹 대표이사와 임원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증권 본사 앞에서 현대그룹의 노조 탄압에 대한 규탄과 함께 윤경은 사장 이사선임 저지를 위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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