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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로스쿨 변호사 채용차별, 辯試 성적 비공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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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구조공단, 같은 변호사 다른 채용...'로스쿨 출신은 필기시험 치세요'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본격적으로 법률시장에 진출하며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자격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부재해 채용 과정 등에서 차별을 겪게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한법률구조공단의 계약직 변호사 채용 과정에서도 이 문제로 인해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공단은 지원 자격으로 사법연수원을 수료자나 3학기까지의 성적증명을 낼 수 있는 수료예정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6개월의 실무 연수를 마친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제시했다.

문제는 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 간에 전형 절차가 다르다는 점이다. 공단은 로스쿨 출신자들에 대해서만 별도로 필기시험 전형을 추가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민법과 형법 두 과목에 대해 단답형과 약술형 시험을 거쳐 합격자에 한해 서류심사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과 함께 면접시험을 치르게 된다.


로스쿨 출신에게만 필기시험이란 별도의 관문을 추가한 이유는 이들에 대해서는 실력을 가늠할 객관적 지표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공단측의 설명이다. 공단 관계자는 "사법시험 합격자의 경우 연수원 성적이 공개되지만 변호사시험은 성적을 공개하지 않아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며 "채용의 공정성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법률구조공단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기관의 채용 때도 같은 이유로 공단처럼 따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경우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3년의 교육과정과 변호사시험, 6개월의 실무연수를 거쳐 '변호사' 자격을 갖춘 로스쿨 출신자들에게 이중의 부담을 지우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는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변호사시험의 성적을 응시자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롯됐다. 애초 로스쿨제도 도입과 함께 제정된 변호사시험법은 시험 응시자에 대해 성적 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첫 로스쿨 출신 변호사 배출을 앞둔 지난해 7월 현행과 같이 개정됐다.


당시 주무부서인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 결정에 대해 로스쿨의 안정적 정착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성적을 공개할 경우 결국 2000여명의 로스쿨생들을 성적순으로 서열화해 로스쿨 줄세우기는 물론 기존 사법시험의 병폐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경력을 갖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획일화된 기준으로 잴 수 없다는 이유도 더해졌다.


그러나 로스쿨 출신자들을 '배려'한 듯한 결정으로 인해 로스쿨 졸업자들의 객관적인 성적 입증이 어렵게 됐다. 로스쿨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로스쿨 관계자들은 "객관적 지표가 제공되지 않는 만큼 오히려 대학 서열 등으로 로스쿨의 서열화를 고착시키는 부작용까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법률시장에서의 선택 기준이 학벌과 학점으로 더욱 제한된다는 이야기다. 시험 응시자의 알 권리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이미 일부 지방 로스쿨 출신들은 헌법소원도 청구해 놓고 있다.


전형과정의 차별화로 인해 채용과정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이 따로 시험을 치르는 것에 대해 "실무능력을 담보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당연한 조치"라고 환영하면서도 "로스쿨생간의 상대평가만 거치는 건 내부적으로 연수원생과 로스쿨생의 채용정원을 따로 할당해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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