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은행에서 전산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4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 오전 9시부터 20여분 동안 한은금융망(BOK-Wire+)의 일부 업무에 장애가 생겼다.
한은 측은 "전날 밤에 업무 프로그램 수정 작업을 한 뒤 오전 9시부터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데 돌아가지 않았다"면서 "복구를 마친 9시20분부터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한은금융망은 금융기관 간 콜거래, 증권ㆍ외환매매대금 등을 실시간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말 기준은행ㆍ증권사 등 133개 기관이 참여해 하루 평균 206조8000억원의 자금이 거래됐다.
한은금융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등록된 금융기관 간 거액 거래는 '일시정지' 된다. 결제가 계속 미뤄지면 전체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불안정성을 일으킨다.
한은은 내부 분석 보고서에서 "동 시간대에는 거래가 통상 없어 (실제 결제업무에) 영향은 없었다"며 "통상적인 장애"라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서버가 아닌 단말기로는 거래할 수 있었다"며 "해당 시간 동안 단말기로 3건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와는 별개로 국고채 이자 지급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6월 11일 국고채 3년물의 일부 이자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오는 오류가 발생했던 것.
국고채 이자를 지급하려면 지난번 지급일로부터의 날짜를 계산해야 하는데 직전이자 지급일 정보가 전산에서 삭제된 것이다. 이 정보는 결국 복구됐으나 실제 지급은 오후 3시를 넘겨 이뤄졌다.
이날 한은이 지급한 국고채 이자액은 총 2조7429억원으로 이 가운데 63억원의 지급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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