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창립총회..."개도국에 녹색 성장 지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한국이 주도해 설립한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GGGI는 이날 오후 신라호텔에서 이명박 대통령, 라스무센 GGGI 의장(전 덴마크 총리)와 18개 회원국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 및 이사회를 열어 이사국 선정 등 조직 구성을 완료하고 국제기구로써 첫 발을 내딛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인천 송도 유치에 성공한)녹색기후기금(GCF)과 GGGI의 유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소중한 재원이 전략적으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략(GGGI), 재원(GCF), 기술(GTC)로 이어지는 그린 트라이앵글의 상호작용을 통해 모두를 위한 녹색 미래를 앞당길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린 트라이앵글의 정착과 성장을 감당할 인재 풀 형성을 위해 서울 홍릉에 위치한 KAIST에 녹색성장대학원을 설립해 녹색인재를 적극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무센 GGGI 의장은 환영사에서 "짧은 기간 내에 놀라운 성과를 이룬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리더십과 비전, 결단력과 추진력에 대해 사의를 표한다"며 "한국민들이 이 역사적인 업적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며 녹색 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모든 나라에 전파되어 미래의 물결이 되는데 GGGI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축하 영상을 보내 "녹색 성장은 지구를 보호하는 동시에 인류의 성장에 대한 염원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엔은 GGGI와 협력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데 공조할 것"이라고 ㅇ약속했다.
GGGI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현하기 위한 '녹색성장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2010년 6월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된 기관이다. 지난 9월18일 키리바시 정부가 덴마크, 가이아나에 이어 세번째로 비준서를 기탁함에 따라 10월18일부로 'GGGI 국제기구설립 협정'이 발효돼 2년 4개월만에 국제기구로 전환됐다. 현재 18개 회원국 중 키리바시 외에 덴마크, 가이아나, 필리핀 등 4개국이 비준을 마쳤고, 카타르, 파푸아뉴기니,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에티오피아 등이 10월 중 비준 예정이다. 또 캄보디아, 노르웨이, 코스타리카가 11월 중 비준을 앞두고 있고, 파라과이, 영국, 호주는 올해 내 비준을 추진 중이다.
GGGI는 앞으로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동안 브라질, 에티오피아와 인도네시아 등 17개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했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내건 의제를 바탕으로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기구가 출범한 것은 처음이다. 사무국도 서울에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GGGI 사무국의 초대 사무총장으로 리처드 새먼스 현 GGGI 소장을 임명했다. GGGI 이사회는 한국, 덴마크, 호주 등 GGGI에 기여금을 내는 공여국 5개국, 단순 참여국 5개국, 사무총장 등 17명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GGGI의 공식 출범으로 한국이 국제사회의 녹색성장 논의에서 더 주도권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GGGI 설립협정에 대한 국회 비준이 안 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2010~12년 매년 1천만달러를 GGGI 재원으로 기여해 왔다. 그러나 GGGI 예산 사용의 불투명성 문제가 국회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GCF가 국제사회가 만든 유엔 산하 국제기구를 우리가 유치한 것이라면 GGGI는 한국이 의제를 주창하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을 이끌어낸, 우리가 주도한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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