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외관을 가졌다.", "각을 세워 남성성을 강조한 차다." 남녀에 따라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GLK를 시승했다. 여성들의 평가와 남성들의 평가가 크게 엇갈렸지만 의미를 뒤집어보면 여성과 남성 모두가 선호할만한 외관을 가진 모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른바 '각'은 기존의 다른 모델에 비해 살아있다. 전면의 그릴부터 후면 해치까지 이어지는 전체적인 디자인은 과장됐다고 느껴질 정도로 굵직한 선들도 이뤄져 있다. 하지만 굵직한 선들 사이에 전면부 그릴과 후면부 도어에서 부드러운 볼륨감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다소 낮고 컴팩트한 느낌의 차체는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이 선호할만한 부분이다.
뉴 GLK는 2143cc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도 정숙성이 일품이다.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을 끄고 시험한 결과 정차시에도 엔진의 소음을 거의 의식할 수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소음에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주행성능은 역시 벤츠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직렬 4기통 신형 CDI Blue EEFICIENCY 디젤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170마력에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벤츠 디젤 모델의 특징인 초기 가속성능은 떨어졌지만 시속 40km가 넘어서면서 진가를 나타냈다. 제로백은 8.8초로 웬만한 동급 모델보다 우수하다.
고속주행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외부소음을 거의 완벽하게 차폐한 탓에 정숙성은 최초 출발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엔진의 힘 역시 시속 150km를 넘어선 이후에도 남아도는 느낌이었다. 언덕과 내리막이 계속되는 길에서는 4륜구동의 장점이 배가됐다.
연비는 아쉬운 편이다. 4륜 구동임에도 불구하고 공인연비 13.1km/ℓ를 실현했지만 실제 도심주행에서는 ℓ당 8km를 넘기 어려웠다. 디젤차의 연료효율성을 기대한 소비자라면 감안해야할 부분이다.
내부 사양은 이른바 콧대 높은 브랜드로 호불호가 크게 엇갈렸던 과거의 벤츠 이미지를 다소 내려놨다. 첨단 디지털 사양보다는 전통을 고집하겠다던 벤츠가 다양한 안전사양에 한국형 네비게이션을 추가한 것이다. 티펙(TPEG) 기능이 포함된 한국형 3차원 내비게이션과 7인치 모니터로 이질감을 크게 덜어냈다. 여전히 터치패널을 적용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자타가 공인하는 안전사양은 인상적이다. 장시간 운전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주의 어시스트 시스템을 비롯해 야간 주행에서 운전자의 가시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상대적으로 주차에 미숙한 여성운전자들을 위한 안전사양도 눈에 띈다. 총 10개의 초음파 센서로 장애물과의 간격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각종 센서를 이용한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시스템도 탑재돼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GLK의 판매 가격은 'GLK 220 CDI 4MATIC' 5800만원, 'GLK 220 CDI 4MATIC 프리미엄'이 6560만원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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