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의사결정에 투명성과 일관성이 부족하며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IMF 연차 총회 직후 열린 '브레튼우즈 위원회 세미나'에 참석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낙인효과 때문에 IMF로부터의 자금차입을 꺼려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가 말한 '낙인효과(stigma effect)'란 한 국가가 IMF의 자금지원을 받을 경우 경제가 회복된 이후에도 그대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김 총재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시 아시아 국가들은 IMF의 대출조건이 유리하고 자구노력 조건이 부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IMF에 대해 자금지원을 전혀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외화유동성 부족이 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가 없었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신흥국들이 IMF의 위기예방용 대출재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총재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IMF의 자금지원 결정과정에 투명성과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과정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이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과거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던 한국은행은 최근 IMF 재원확충을 위해 양자차입 형태로 1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그는 "글로벌 충격에 대해서는 IMF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지역 금융안전망을 포괄하는 중층적 금융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IMF 주도하의 중층적 금융안전망 시스템 구축에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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