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의 언론 대응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1일 세종특별자치시를 찾은 안 후보는 기자들이 질문하려 하자 "가는 장소마다 이렇게 말씀드려야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질의응답은 사전에 캠프가 기자들에게 약속한 일정이었다.
질문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 당초 기자들이 '청와대 이전'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3단계 단일화 방안' '국토균형발전' '책임총리제' 등과 관련해 질문할 예정이었지만 캠프 측의 제지로 안 후보의 의견을 다 듣지 못했다. 정연순 대변인은 "안 후보의 다음 일정이 촉박해 질문은 3개만 받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짤막하거나 두루뭉술했다. 안 후보는 본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청와대 이전' 관련 질문에 "그 문제는 제가 답할 입장이 아닌 것 같다"며 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질문과는 상관없는 세종시 방문 소감을 밝혔다.
교육·의료·문화 부분에 대한 미래 구상을 말해달라고 하자 "그런 건 이제 차근차근히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고 조 교수의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어 내용을 보고 말씀 드리겠다"며 곧바로 자리를 떴다. 질의응답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았다.
안 후보 캠프의 언론 브리핑 시점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10일부터 오전 11시에 서울 공평동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감 시간이 11시 전후인 석간신문들은 박 본부장의 발언을 지면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캠프 측은 "박 본부장이 오전에 회의에도 참석해야 해서 브리핑 시간을 (언론사의 마감 일정에 맞춰) 바꾸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 캠프는 지난 4일에도 언론 대응에 대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안 후보의 광주 방문 당시 캠프 측이 '풀(Pool) 기자단'의 질문을 막고 취재 내용을 검열해 '언론 통제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 같은 언론 대응은 출범한지 얼마 안 되는 안 후보 캠프의 어수선한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캠프 사람들끼리도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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