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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소송대란'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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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시기별 하자보수' 집합건물법 개정안 시행되면 볼보듯

아파트 '소송대란'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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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강원도 춘천의 한 아파트 입주자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 요구 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입주자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문제는 건설사에서 받아내라고 한 하자보수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 입주민들은 허탈해 할 수밖에 없었다. 변호사 수임료를 제외하면 가구당 돌아가는 몫이 1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이 돈은 입주 10년차가 될 때까지 하자보수용도로 써야 한다. 같은 하자에 대해서는 더이상 보수비를 청구할 수도 없다. 한 턱 크게 챙길 것으로 보고 덤벼들었으나 이득은 변호사만 챙겼다는 말이 나오게 된 이유다.


아파트 하자보수와 관련한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004년 78건 수준이던 하자보수 소송은 올해 상반기에만 547건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하자보수 기간을 입주시기별로 달리 하도록 한 '집합건물법' 개정안은 하자보수와 관련한 '묻지마식' 기획소송을 폭증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하자를 빌미로 한 집단계약해지 요구 등의 사태도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10월2일자 3면>

소송 증가가 반드시 국가경제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입주민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된 법에 근거해 소송을 제기하고, 또 입주민들이 승소하더라도 문제는 입주민이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적다는 데 있다. 물론 패소를 할 경우엔 오히려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집합건물법이 소송을 남발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은 개정안을 살펴보면 분명해진다. 기존의 집합건물법은 시행사에만 하자담보 책임을 지우고 바닥, 지붕 등의 결함이 있을 때는 5년간 AS를 해주도록 했다. 또 하자담보책임기간 기산점도 주택법과 마찬가지로 전용부분과 공용부분 모두 사용검사일로 규정했다.

그런데 개정안은 아파트 등 집합건물 소유자가 하자의 경중에 관계없이 건설회사에 직접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자담보책임 기간은 건물의 부분별로 세분화하되 기둥과 내력벽, 보, 바닥, 지붕, 지반공사는 10년(그 외는 5년 이내)으로 정했다. 또 하자 AS기간 산정을 전용과 공용으로 구분해 전용면적 안의 하자는 입주일부터 담보처리하도록 했다. 옆집과 입주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AS기간이 달라지게 되는 대목이다. 시공사에 대해서도 새롭게 하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규정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일방적 규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히려 관련 법령별로 제각각인 건설공사의 하자보수 관련 조항의 일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 역시 하자담보 책임기간은 물론 하자보수의 기본 원칙인 과실 여부에 따른 책임 부과방식마저 서로 달라 하자법령 자체에 '법적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하자담보 책임기간은 ▲민법 5ㆍ10년 ▲주택법 부위별 1~4년, 내력구조 5ㆍ10년이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하자소송 분쟁에서는 입주민과 건설사, 하자보수업체, 변호사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게 된다"며 "그런데 공동주택이 주거의 50%를 넘는 시점에서도 법적근거와 기준이 명확하게 마련돼 있지 않고 법마다 달리 규정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법령간의 충돌과 부조화가 잔존하며 분쟁해결의 주체인 법원조차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인천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1998년 준공한 아파트 건물 외벽과 내부에 균열, 누수 등이 발생했다며 사업주체를 상대로 부실시공 책임을 물어 2005년 하자보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2008년 1심에서는 입주자가 일부 승소했다. 사업주체는 항소와 동시에 1심 승소금, 이자를 포함한 14억4000여만원을 입주자에 지급했고 입주민들은 받은 돈 가운데 3억8000여만원을 변호사 수임료로, 8억4000여만원을 하자보수 공사비로 썼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재판 결과는 뒤집혔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2월 2심에서 사업주체의 손을 들어줬고 올 5월 대법원서도 사업주체가 승소했다. 주민들은 1심 후 사업주체에서 받은 돈은 물론 연 20% 이자를 합쳐 20억원을 반환해야 했다.


김준환 서울사이버디지털대 교수는 "개정 이전의 집합건물법에 근거한 소송이 많았고 이로인한 입주민들의 피해가 적잖았는데 개정되는 법은 더욱 다양한 소송이슈를 안고 있다"며 "기획소송이 늘어날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분양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주택협회는 최근 집합건물법 개정안을 철회해줄 것을 법무부 등에 제출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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