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50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쉽사리 우세를 점치지 못하는 공화당 밋 롬니 후보에게 주요 인사들의 조언이 빗발치고 있다.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새러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충고는 “더 불량해져라(Go rogue)”였다.
CNN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페일린은 22일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를 통해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 롬니와 러닝메이트인 폴 라이언 후보는 ‘더 불량해져야’ 하며, 국민들에게 미국의 안보와 경제가 처한 진실을 말하는 데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페일린은 “두 후보는 리버럴 성향 일색인 미디어의 필터를 뚫고 대중들에게 개혁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금 미국은 제 기능을 상실하고 고립됐으며 빚더미에 앉은 연방정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수에게 귀의하는(Come to Jesus)’시간을 절실하게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페일린은 불량해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난 2008년 대선에서 거론됐던 오바마 측의 약점, 즉 제레마이어 라이트 목사나 급진주의자 등과의 관계를 잡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롬니는 앞서 이같은 네거티브 전략을 거부할 것임을 공언한 바 있다.
페일린은 ‘불량해져라’는 표현을 지난 2009년 펴낸 자서전 ‘불량해지기 : 미국인의 삶(Going Rogue : An American Life)’에서 이미 쓴 적이 있다. 당시 주간지 ‘더 네이션’ 편집인 리처드 김과 베치 리드는 이를 패러디한 제목의 ‘루즈 바르기 : 새러 페일린, 미국인의 악몽(Going Rouge : Sarah Palin, An American Nightmare)’를 통해 페일린을 신랄히 비판하기도 했다.
2008년 대선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로 깜짝 발탁된 페일린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연이은 실언으로 궁지에 몰리면서 결과적으로 공화당에 승리를 안기는 데 실패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지난 7월 “당시 페일린을 선정한 것은 실수였다”면서 “부통령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질을 갖춘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롬니는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에 대한 테러공격 발생시 부적절한 대응으로 공화당과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았으며 ‘미 유권자의 47%는 세금도 내지 않고 정부에 의존한다’는 발언이 역풍을 맞는 바람에 더욱 입장이 난처해졌다. 미국 실업률이 여전히 8%에서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계속 오바마 대통령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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