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과 일본간 영토 분쟁에 따른 후폭풍이 양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고,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무역 마찰이 심화됐다. 공교롭게도 한반도 주변의 삼국 모두 올해 안에 최고 권력을 교체하는 선거를 치른다.
영토분쟁을 둘러싼 중일간 외교 갈등은 갈수록 격화되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수일째 벌어진 반일 시위는 일본인과 일본 기업에 대한 폭력 시위로 돌변했고, 남중국해의 분쟁섬(일본명 센카쿠 열도, 댜오위다오) 인근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고 있다.
18일 일본의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의 어업 순찰선이 근처에서 발견됐다. 중국 농업부 소속의 순찰선은 분쟁섬 중의 하나인 우오쓰리시마에서 43 떨어진 해역까지 진입했다.
이에 일본 해안 경비대는 일본 영해에 들어오지 말 것을 요구했고, 중국 순찰선은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영토의 일부이며 섬 주변에 대한 항해는 합법적인 행위라고 맞섰다.
중국내 반일 시위는 갈수록 폭력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 곳곳에서 일본인에 대한 폭행이 이뤄지면서 문을 닫는 일본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니는 중국에 있는 공장 7곳 중 2곳에서 운영을 중단했다. 소니는 19일 공장운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중단된 공장의 위치에 대해선 반일 시위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함구했다.
또 중국 도요타 자동차 대리점과 파나소닉, 일본계 유통업체 ‘자스코 이오지마점’, ‘헤이와도’ 백화점 등도 반일 시위로 문을 닫았다.
로이터 통신은 파나소닉의 보고서를 인용, 이번 중국내 반일시위로 발생한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니산 등 자동차회사의 손실액이 3억4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2005년 이후 중일간 외교마찰에 따른 손실액 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중국인들의 일본 제품 보이콧 이후 자동차 관련 주가가 크게 떨어진데다, 중국인 시위대에 의한 공장 파손 등을 합친 금액이다.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양국간 영토갈등은 사실상 총선을 앞둔 일본 정부의 도발에서 비롯됐다. 일본의 노다 총리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국유화 방침을 알린 것이 영토분쟁의 도화선이 됐다. 노다 총리는 사실상 차리 총리를 결정하는 오는 21일 일본 민주당 대표경선에 출마한다. 센카쿠 국유화는 보수표를 얻기 위한 선거 전략인 셈이다.
세계 1,2위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도 정치적 성격이 짙다.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중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보조금 지급 관행을 이유로 중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의 반덤핑 보복관세 부과가 부당하다면 미국 정부를 WTO에 제소하면 맞불을 놨다.
이 같은 무역 갈등은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이 깔린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오하이오주 선거 유세에서 중국의 자동차 보조금 지급에 대해 “옳지 않은 불법”이라고 비판하며 중국 정부에 대한 WTO 제소 방침을 밝혔다. 오하이오주는 자동차 업계 종사자가 5만명 이상으로, 전체 고용의 12.4%나 차지한다.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 역시 최근 오하이오 유세에서 중국이 국제사회를 속이고 있다며 “중국의 행동을 멈추게 하고 미국내 일자리를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측 모두 대선을 앞두고 표를 겨냥한 의도적인 ‘중국 때리기’인 셈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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