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휘발유,신선우유,신규경차판매 대수 보면 속단 일러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민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살림살이 나아졌느냐”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기전인 4년 전에 비해 미국인들의 ‘형편이 더 좋아졌느냐’는 것이 논쟁의 핵심인데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두가지 숫자를 근거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소속한 민주당은 어떤 잣대로든 4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마바 대통령의 선거본부 부(부)본장인 스테파니 커터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NBC방송에 출연, 조지 부시대통령의 임기말 무렵인 2008년과 현재의 경제를 비교하면서 “어떤 잣대로든 미국인들은 4년 전보다 잘 산다”고 주장했다.
물론 공화당은 그렇지 않다고 맞섰다. 대선 토론 준비를 하느라 선거유세를 하지 않은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도 5일 마침내 입을 열고 열고 반격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경합주인 뉴햄프셔주 웨스트 레바논에서 피자 두 개를 사기 위해 한 레스토랑을 찾은 뒤 기자들을 만나 잠시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 연설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잽을 날렸다.
롬니 후보는 두 가지 사실을 근거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다. 하나는 국가부채이고 다른 하나는 푸드 스탬프(빈곤 저소득층 식료품 할인 구매권) 수급자 숫자이다. 이 제도는 월 총소득이 빈곤선의 130% 이내인 저소득빈곤층에게 월 200~952달러를 지원한다.
롬니는 “이번주에 미국인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보다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큰 숫자 두가지가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가부채와 관련해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임자들로부터 물려받은 10조 달러에서 16조달러로 갔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16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오바마가 취임하기 전 해인 2008년 말 현재 부채는 10조6998억 달러였다. 지난 4년 사이 5조4000억 달러가 늘어났다.
롬니는 “다른 숫자는 47이다. 4700만명이 지금 푸드스탬프를 받는다”면서 “그가 취임했을 때 3200만명이 있었는데 그는 1500만 명을 추가했다”고 쏘아붙였다.
미 농무부는 4일 푸드스탬프 수급자 숫자가 지난 6월 467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푸드스탬프 수급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빈곤·저소득자가 늘어났다는 증거이다.
이보다 아픈 숫자도 있다.바로 실업률 숫자이다.7월 실업률이 8.3%였는데 8월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업률은 무려 41개월째 8%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자 숫자도 줄었다.2008년 1억3800만 명에서 지난 7월 1억3320만 명으로 약 500만명이 줄었다.
그러나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자에서 2008년과 2012년을 비교한 수치를 보면 형편이 더 나빠졌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빅맥 햄버그 가격은 2008년 7월 3.6달러였는데 올해 7월에는 4.3달러로 19.44%(70센트)가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2008년 9월 1갤런에 3.7달러였는데 이달에는 3.8달러에 그쳤다.
신규경차 판매대수는 2008년 8월 1010만대였는데 지난달에는 1160만대로 오히려 많았다.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소형차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선 우유 가격은 2008년 9월 갤런당 3.8달러였는데 지난 7월에 3.4달러로 하락했다.
또 가처분 소득 지수는 2007년 말을 100으로 볼 때 2009년 10월 96.5였는데 지난 7월에는 103.0으로 높아졌다.
주가도 개선됐다.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주가지수를 2007년 말을 100으로 했을 때 2009년 3월 47.4. 올해 9월은 95.8로 FT는 제시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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