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과열마케팅 막고 요금인하".. 매출대비 20% 유력해.. 업계 '다른 셈법' 논란
민주통합당 의원 17명은 31일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김재윤 의원 대표발의)을 입법발의했다. 김재윤 의원측은 "가계에 부담이 되는 통신요금을 내리자"는 취지에서 법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의 지나친 보조금 경쟁이 연구개발비 등의 투자를 줄이고 결국 통신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측은 "이통사들이 자율적으로 과열 마케팅을 자제하자고 선언했지만 한번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아예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법으로 만들어 지나친 보조금 경쟁을 막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통 3사는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와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마케팅 비용을 전체 매출액 대비 20%로 제한하자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올 2분기에는 LTE 경쟁이 가열되면서 SK텔레콤 9600억원, KT 5890억원, LG유플러스 4866억원을 마케팅비로 쏟아붓는 혈투를 펼쳤다.
그 사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14%, 94% 줄었다. 방통위 관계자도 "마케팅 비용을 법으로 제한하자는 것은 보조금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일"이라며 "헌법 15조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위헌 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마케팅 비용 중 신규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이 60%를 차지한다"며 "이 보조금을 법으로 제한하면 네트워크 투자 등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입장 차이는 마케팅 비용을 제한할 경우 후발주자가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낮아지는 등 현재의 시장 구도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저마다 다른 '셈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 적용되는 요금인가제를 폐지해 완전 시장경쟁 체제로 돌리고 시민단체, 학계, 공무원, 통신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요금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김 의원측은 "SK텔레콤이 요금인가제를 통해 요금을 올릴 때 먼저 인상 수준을 제시하면 KT와 LG유플러스까지 비슷한 수준에서 맞춰 담합 성격을 보인다"며 "이를 완전경쟁체재로 바꾸면 요금 인하가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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