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빵집에서 빵만 팔고 커피숍에서 커피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포화된 시장에서 다양한 수익 구조를 창출해 내기 위해 제과제빵 전문점에서는 빵 외에 아메리카노·팥빙수·주스 등의 음료군을 강화하고 반대로 커피전문점에서는 음료 외에 빵·케이크·쿠키 등 제과제빵을 확대하고 있는 것. 일부 커피점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기도 하고 최근에는 피자까지 내놓아 점점 제빵전문점과 커피전문점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올 초 두유 '쏘유(SoyU)'를 출시한 데에 이어 지난 5월에는 에너지음료 '파우'를 선보여 400억원 규모의 에너지음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파리바게뜨는 파우로 올해 매출 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서울대학교와 만든 합작법인 에스앤에스데어리를 통해 일명 서울대우유, '밀크 플러스'를 내놨다. 오메가3 함량 및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CLA(공액리놀레산) 함량을 일반 우유보다 2배 높이고 우유병 용기도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게 특징이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지난 4월 자체 브랜드 우유 4종을 내놓은 데에 이어 이달 초에는 이탈리아의 젤라또 전문 기업인 주죠(Guiso)에서 공수해온 원료를 사용해 컵과 콘 형태의 자사브랜드 아이스크림 7종을 출시했다. 이처럼 제빵업체들이 음료 및 디저트 군에 주력하게 된 데에는 '빵집의 카페형'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식 매장이 발달하면서 음료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또한 여름에는 아무래도 빵보다 음료가 더 많이 팔리기 때문에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커피류와 과일주스·팥빙수 등의 음료 매출 신장률이 7,8월 기준 각각 전년대비 125%, 177%를 기록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반면 커피전문점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 파는 등 제빵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탐앤탐스에서 지난 한 해동안 판매된 프레즐류는 총 201만개로 아메리카노(1000만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단일품목으로 허니버터브래드가 78만개 판매돼 카페라떼(180만잔), 카라멜마키아또(124만잔), 카페모카(113만잔) 다음으로 5위를 차지했다. 베이커리 전체 판매량은 360만개에 달해 하루에 약 1만개씩 판매된 셈이다.
할리스커피는 고급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성남시에 자체 베이커리 생산 공장을 설립, 연간 240만개의 케이크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으며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서울 시청 인근에 72석 규모의 푸드 콘셉트 매장을 열고 스콘·샌드위치·타르트 등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피자까지 파는 곳도 생겼다. 망고식스는 이달 초 '떠먹는 피자-화이트 갈릭'을 출 시하고 피자 유통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베이커리전문점과 커피전문점의 제품 판매군이 겹치고 있다는 것은 경쟁상대가 그만큼 확대됐다는 것"이라면서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품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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