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ㆍ북한이 희귀 광물 희토류의 공동 개발을 추진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어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의 제의로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 개성공단에서 북한에 매장된 희토류 공동 생산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의 정세 변화로 추가 협의가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희토류 자원의 활용과 안정적 확보, 얼어붙은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희토류 공동 개발은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희토류는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 등의 소재로 쓰인다. 하지만 우리는 자급 능력이 없어 전량 중국으로부터 수입한다. 비축량도 석달 치인 1500곘에 턱없이 모자란 200곘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수요량의 97%를 공급하는 중국은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하고 있다. 우리의 첨단 부품소재 산업이 아무리 발달해도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매장량이 2000만 곘에 이르는 북한의 희토류를 공동 개발하는 것은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하는 길이다. 자원 전쟁에서 한 발 앞서가는 것과도 같다.
북한의 최근 움직임과 맞물려 남북 관계 복원의 물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변화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총참모장 리영호의 해임과 함께 실용파인 장성택, 최룡해가 급부상하는 등 '경제 개혁'조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노동신문이 최근 1면에 경제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는 데서도 읽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부세계에 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희토류 개발을 통한 경협은 이런 때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성급한 추측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자원 공동 개발은 남북한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경협사업이다. 적극적으로 진전시켜 나가면 북도 화답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과 등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정부가 먼저 나서기는 어려울 수 있다. 생각을 바꾸면 길은 있다. 민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희토류 자원의 공동개발을 좋은 기회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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