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3.0%가 됐다. 금리 인하는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최근 중국을 비롯해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를 반영해 글로벌 통화 완화 정책에 공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은 한 달 만에 두 번이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세계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와 함께 최근 금융시장에서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7% 증가해 일시적인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경기 동행과 선행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또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올해 1분기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8개월 동안 40만명을 웃돌던 신규취업자 수는 지난달 30만명대로 내려앉으며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가뜩이나 우려되는 가계부채 문제와 물가 상승에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더 많은 대출 수요가 생겨 가계부채가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또 잠재적인 물가 불안 요인도 심각하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2%대로 떨어졌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두 달째 3.7%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가뭄으로 인해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우려된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반전할 가능성도 있다.
채권시장의 한 딜러는 "한은이 물가보다는 경기하방리스크를 우려해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며 "그러나 인하 시기와 관련해 실기했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채권값은 폭등했다. 이날 국채선물시장에서 오전 10시 40분 현재 국채선물 3년물은 전날보다 43틱 오른 105.49를 기록하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