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만기대출(LTRO) 효과로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섰으나 2월 중순에서 4월 중순까지는 2000선 중심의 박스권 등락을 보였다. 5월부터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과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높아져 유럽 재정우려가 스페인까지 확산되며 증시가 1800선 아래로 급락하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 사이의 이견이 부각되며 유럽 재정우려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1일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전반적으로 '유럽 재정우려에 따라 울고 웃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곽중보 애널리스트는 "LTRO 시행으로 안정되는 듯했던 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 재총선을 빌미로 재차 확산되자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증시도 하락했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경제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유럽 재정우려 확산으로 국채금리, 유로화, 유가 및 상품가격도 급등락했다.
코스피는 연중 2057을 고점으로 기록하기도 했지만, 유럽 재정우려로 상승폭을 반납해 지난해 말과 유사한 수준인 1800 초반으로 다시 밀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외국인이 팔면 내리는 흐름을 보였다.
이익대비 주가 하락 속도가 가팔라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졌다. 주가수익비율(PER)은 2005년부터 평균 10.0배에 미치지 못하는 8.5배,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005년부터 평균 1.37배에 미치지 못하는 1.13배를 수준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ECB의 LTRO 시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된 1~2월에는 10조원 이상을 매수했지만, 유럽 재정우려가 높아진 5~6월에는 약 4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IT·자동차 강세 상반기 전체 시장은 보합이었던 가운데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와 자동차가 이익성장세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하반기 증시 역시 추세적인 움직임보다는 뚜렷한 방향성 없는 박스권에 가까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곽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우려가 길어짐에 따라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추세적인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2007년, 2009년과 같은 추세적 상승을 겨냥해 투자의 관점에서 매수 후 보유하는 전략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제한된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겨냥한 단기 트레이딩을 통해 조금씩 이익을 쌓아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장기투자자 관점에서는 주가가 쌀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식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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