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펀드환매 영향···실적악화에 교체 바람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리스크에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사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옷 벗는 최고경영자(CEO)가 늘고 있다. 이달 주총시즌을 맞아 임기가 만료된 CEO들이 교체되는가 하면 최고투자책임자(CIO)들도 속속 바뀌면서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의 김동건·정한기 사장은 이달 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김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대체투자사업부에 이어 회사 전체의 경영관리부문을 오랜기간 총괄해온 데다 이달 말로 임기가 완료되는 정 대표는 지난 2009년 법인영업 강화를 위해 영입된 터라 두 대표이사의 교체는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유진운용은 KDB산은자산운용의 최준 주식운용1팀장을 신임 CIO로 선임, CIO도 교체했다.
이 같은 인적쇄신은 최근 중소형 운용사의 실적 악화가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자산운용은 지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3월) 35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잇단 펀드 소송 패소에 따른 손해배상금 지급 등으로 손실 폭을 더욱 키웠다. 운용사 수익률도 저조하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유진운용의 국내주식 펀드 내 일반주식 펀드의 지난 1년 수익률은 -28.59%, 연초 후 수익률은 -5.55%로 바닥권이다. 이는 국내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인 -15.63%를 훨씬 밑돌았다.
수익률이 저조한 운용사들은 CIO 교체에 본격 나서고 있다. KDB산은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이 현재 새 CIO를 공모중이다. 산은운용과 교보악사운용의 지난 1년 수익률은 각각 -23.27%, -24.61%로 부진하다. 메리츠운용 역시 지난 1년 수익률이 -20.81%로 순자산 300억원 이상인 운용사 평균수익률 -17.65%를 하회하는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펀드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실적이 악화된 데다 펀드수익률이 저조해 옷벗는 CEO와 CIO가 늘고 있다"며 "특히 수탁고 감소와 기관투자자 외면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소형 운용사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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