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열흘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총선에서 이민 반대 등의 공약을 내걸어 일약 부상한 '황금새벽당' 당대변인이 현지TV 토론회 생방송 현장에서 패널로 함께 출연한 좌파 의원의 얼굴을 서너차례나 가격해 검찰에 체포될 처지에 놓였다.
신나치 성향의 황금새벽당 의원이자 당대변인 엘리아스 카시디아리스는 7일(현지시간) 아침 민영방송TV ANT1의 생방송 뉴스에서 함께 토론을 벌이던 두 여성 의원을 폭행했다.
이날 다소 험악한 분위기로 토론회가 진행되던 중에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의원 레나 도로우가 "황금새벽당이 정권을 잡으면 그리스 민주주의가 500년 역행할 것"이라고 말하자 엘리아스는 앞에 놓인 물잔을 이 여성 의원에게 집어던졌다.
공산당 부대표 리아나 카넬리가 이에 항의하자, 엘리아스는 부대표를 발로 걷어찬 뒤 세 차례에 걸쳐 뺨과 머리를 가격했다. 스튜디오는 이내 아수라장이 됐고, 생방송 토론은 잠시 중단됐다. 당시의 폭행 장면은 고스란히 그리스 전역으로 방송됐다.
추태를 벌인 엘리아스는 이내 스튜디오를 떠났고 아테네 검찰은 엘리아스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의회가 해산한 상태라 엘리아스는 면책 특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여러 정당은 일제히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사회당과 신민주당은 황금새벽당이 극우 신(新)나치주의를 표방한다는 게 입증됐다며 이번 총선에서 황금새벽당을 지지하는 것을 재고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스 대통령 카롤로스 파풀리아스도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이같은 사건을 묵시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황금새벽당은 지난 총선에서 의석 확보 하한선인 득표율 3%를 넘긴 6.7%의 지지율로 21석의 의석을 차지해 원내에 처음 진출했다. 그러나 최근 황금새벽당의 사이트가 폭력협박개인사칭 등을 부추기는 콘텐츠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폐쇄되기도 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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