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무료통화 신청이 오늘 마감된다고 하니 빨리 신청해라. 통신회사의 방해로 내일부터는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어제 낮에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갑자기 이런 소문이 돌아 소동이 벌어졌다. 오후 늦게 카카오 측이 '사실 무근'이며 '신청은 앞으로도 계속 받는다'고 해명하므로써 소동은 일단락됐다. 카카오가 지난 4일 무료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을 내놓고 테스터(시험 체험자) 신청을 받기 시작하자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들이 이를 '통신망 무임승차'로 규정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벼르고 나서면서 빚어진 일이다.
mVoIP는 보이스톡이 나오기 전에도 이미 여러 다른 업체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통신회사들이 보이스톡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카카오톡 가입자가 국내에만 3500만명, 해외까지 포함하면 4600만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통신회사들의 주된 수입원인 음성통화 서비스의 고객기반이 보이스톡에 의해 크게 잠식될 가능성이 문제가 된 것이다. 보이스톡이 통신 네트워크의 트래픽을 증가시켜 기존 음성통화 서비스의 통화 품질을 떨어뜨림으로써 통신회사들에 망 증설 등을 위한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통신회사들은 이런 이유에서 mVoIP 서비스 가운데 보이스톡과 같이 영향력이 큰 것이 상용화되는 경우에는 아예 그것을 차단하거나 mVoIP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요금제의 최저금액 기준을 현재의 월 5만2000~5만4000원에서 7만원대로 40%가량 높인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대중적 이용을 차단하는 것은 인터넷과 이동통신 생태계의 발달을 저해한다는 문제가 있고, mVoIP를 이유로 요금제를 그렇게 대폭 인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결코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교통정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책임이다. 방통위는 이런 문제가 언젠가는 일어날 것임을 알면서도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을 미뤄 왔다. 이제라도 서둘러 규칙과 기준을 만들길 바란다. 그 원칙은 소비자로의 부담 전가 배제, 관련 업종 간 이해관계의 합리적 조정, 모바일 인터넷 기술의 발달 촉진에 두어야 한다. 이번 일이 통신요금 인상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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