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줄어든 토지보상금.. 풀어야 침체 이겨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난해 토지보상금 14조5309억원이 풀렸다. 경기침체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각 개발주체들이 재정난에 봉착해 자금을 풀지 못했고 보금자리 등도 사업이 지연되면서 보상금이 대폭 줄었다.
올해도 정권 말기라는 점에서 보상금 확대는 요원한 상황이다. 토지보상금은 부동산 수요 진작을 통해 경기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이나 실제적인 활성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토지보상금은 총 14조5309억원이 풀렸다. 이는 지난 2010년 20조8393억원 대비 30% 가량 급감한 수치다.
먼저 토지보상금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이나 택지 개발에 따른 보상금은 지난해 7조5935억원(2448만9000㎡)이 보상됐다. 하남 미사 2조5000억원, 검단 5000억원, 아산탕정 3500억원 경기고덕신도시 3000억원 등이 풀렸다. 이는 2010년 보상금 9조9597억원(3106만9000㎡) 대비 24% 가량 줄어든 수치다.
도로 건설도 지난해 2조3388억원(2866만7000㎡)에서 2010년 3조1261억(3932만2000㎡)대비 26% 정도 축소됐다. 신규 도로 조성이 줄면서 보상금도 감소했다.
이어 공업 산업단지 건설은 2010년 3조1442억원(1786만8000㎡)에서 1조1853억원(1206만6000㎡)으로 63% 가량 대폭 쪼그라들었다.
반면 댐건설은 2010년 996억7200만원(386만㎡)에서 1436억7100만원(486만㎡)으로 늘었다.
토지보상금은 지난 2009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다. 정부는 2009년 2억1654만㎡ 규모 용지를 취득하기 위해 29조7051억원을 투입했다. 2010년에는 1억5078만㎡ 규모 토지 수용을 위해 20조8393억원을 썼다. 지난해는 1억2008만㎡ 규모 공공용지 취득했다.
이는 경기침체가 주요 원인이다. 경기침체는 부동산 개발 주체의 재정난을 가중시켰다. 토지보상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재정난에 따라 우선추진사업 등만 추진하는 등의 사업구조조정에 나섰다. 각 지자체에서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등 개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보상금 지급을 추진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내 최대 현안이었던 4대강살리기 사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보금자리주택 건설도 난항을 겪었다. 정부가 녹색교통수단 확보를 위해 신규 도로 건설을 축소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인해 적정한 가격에 토지보상가격을 책정해도 기존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보상 협의가 늦어지고 있어 실적 자체가 감소했다.
지난해 긴축재정으로 자금 사정이 나아진 LH는 오는 8월 파주시 운정 3지구 택지개발사업 3조원(지장물 포함) 등 총 8조7000억원 가량을 보상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보상금 7조원 대비 1조7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나머지 개발주체들의 사정은 지난해와 대비해 나아진 구석이 없다. 이에 실제적으로 보상금이 늘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2009년 각종 택지개발사업(29조원)이 추진됐을 때 보다는 올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면서도 "올해는 LH의 자금 사정이 나아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경기 활성화에 나서, 경기 회복시 보상금도 예년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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