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봉하마을에 모인 추모객들 마음 속에 담은 말, 안타까움이 가장 많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전국에서 5000여명의 추모객들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마을입구에서도 차량통제를 했지만 몰려드는 승용차, 버스로 혼잡을 이뤘다. 이 혼잡은 추도식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서울에서 오전 7시35분 출발의 무공화호 열차를 타고 봉하마을에 온 김진우(47)씨 부부는 “휴가를 내서 찾아왔다. 지난해 와보지 못해 올해는 꼭 오려고 표를 예약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잊지 않기 위해서 왔다. 내 가슴 속 깊은 곳에 늘 계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가 타고온 열차는 8칸의 객차에 570여명의 추모객들이 탔다. 열차는 오후 5시에 진영역에서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갔다.
광주에서 관광버스로 온 정순례(70) 할머니는 부엉이바위 아래 그늘에 함께 온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 할머니는 “더 살다 가지 왜 그랬는지 늘 미안한 마음”이라며 “언능 세상이 바뀌어야 맘이라도 편할텐디...”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같은 버스를 타고온 홍길순(61) 할머니도 “멀리서 일찍 왔다. 언제 대통령을 만나겠나. 여기 부엉이바위도 올라가 보고 유명한 정치인들도 보고, 기분이 좋기보다는 짠 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해시의 기온은 26도. 추도식장은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만이 더위를 식혀줄 뿐 뜨거운 태양을 피할 그늘이 많지 않은 게 흠이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박범계 국회의원 당선인(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비서관)은 “판사법복을 벗고 노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담배필래?라고 물으셨던 게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참으로 소탈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봉하마을에서 손잡고 샤진을 찍었던 게 마지막이었다. 그 때 노 전 대통령은 오리농법자랑을 많이 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장기과제로 있는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며 “노 대통령이 가장 원했던 것이다. 이 유지를 받드는 게 남아있는 사람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추도식이 마무리된 오후 4시쯤을 지나며 봉하마을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추모행사는 전국에서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봉하마을에서도 대통령기념관 등에서 추모사진전이 계속된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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