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노무현, 이젠 놓아드리겠다"…이병완 전 비서실장

시계아이콘01분 5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사람사는 세상'에 절절한 회고 글 올려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이제 그를 놓아드리고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앞둔 16일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추모글을 노 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려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이사는 추모글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첫만남부터 탄핵사태, 보수언론매체와의 갈등, 부동산·북핵 정책이 난항할 때 그가 겪었던 고뇌 등에 대해서 간결하면서도 생생한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노무현, 이젠 놓아드리겠다"…이병완 전 비서실장
AD

이병완 이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40대 중반에 찾아온 바람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2000년 초가을 이 이사가 노 전 대통령에게 먼저 만나자고 '프로포즈'를 했고 인사동 골목 허름한 밥집에서 첫 대면해 '밀어'를 속삭이는 '데이트'를 했으며, 자리가 끝날 즈음 "함께 하자"며 '로맨스'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이사는 이듬해 2월 청와대 언론비서관실을 나오며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하게 된다.


이후 2004년 3월에 불거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서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이병완 이사는 "노무현은 '노무현의 길'을 선택했다"고 술회했다. 노 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내 결심은 분명합니다"라며 거대 야당을 주축으로 한 외압에 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3월 12일 오후 5시부터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청와대가 암전(暗電)된 그날부터 촛불이 광화문을 밝히기 시작했다"며 "33일이 지난 후 17대 총선 결과가 중계되던 4월 15일 밤. 유폐된 궁궐, 청와대의 관저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고 회상했다. 17대 총선결과가 곧 노무현에 대한 국민의 생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병완 이사는 "신생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차지했다. 프라이드치킨에 생맥주가 돌았다. 늦은 밤까지 직무정지 대통령도, 주군을 잃은 참모들도 즐거웠다. 국민이 고마웠다"고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둔 2006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강남 부동산 폭등, 북한의 핵실험 감행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했다. 정권을 잡고 나서 핵심정책이었던 부동산, 북한 문제 해결 정책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북한이 위조지폐, 돈세탁을 했던 방콕델타아시아(BDA) 사건까지 터지자 노 전 대통령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이병완 이사는 당시 노 전대통령이 "대통령을 이제 그만 두는 게 좋겠소.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소. 임기를 지킨다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요"라며 독주를 들이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를 노 전 대통령은 '사즉생(死卽生)'의 정신으로 돌파했다는 것이 이병완 이사의 평가다. 그는 "8·31대책에 금융대책(DTI규제 등)이 병행되면서 다음해(2007년) 중반부터 부동산 열기는 사라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부동산 안정이 지속된 원인도 이에서 비롯됐음은 사실이다. 북핵 실험도 노무현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다음해 10·4남북공동성명으로 이어졌다"고 이후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일부 보수 매체와의 끊임 없는 갈등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죽기 전까지 그를 괴롭혔다. 이 이사는 2008년 9월에 있었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자녀 결혼식을 예로 들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재정적 후원자였던 강회장의 자녀 결혼식에 주례를 맡았다.


이 이사는 당시 '초호화 결혼식', '푸른 초원 위에 축하 비행'이라는 자극적 제목을 달고 언론에 보도된 이 행사가 실은 검소한 행사였다고 밝혔다. 비용절감을 위해 강 회장이 운영하는 충북 충주의 골프장에서 아들과 딸이 동시 결혼식을 올렸으며 훗날 이 이사가 물어보니 총경비는 120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병완 이사는 당시 논란을 낳았던 '축하비행'도 강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경비행기 매니아가 제안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병완 이사는 2009년 5월 22일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정치 결사체를 만들기로 하고 속리산에서 후일 국민참여당 모태가 된 전국조직 50여명과 결의했던 이튿날 노 전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접했다. 그는 "참을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을 짓눌러 속리산에서 서울로 차를 몰았고 집에 들어선 순간 '김경수 비서관'의 이름이 휴대폰에 떴다. 가슴이 터질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40대 중반의 '바람'을 불렀던 연정을 털고 그를 역사 속에서, 내일의 미래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추모글을 마무리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