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림산업 유동성 부족 원인제공한 국민銀·농협에 일침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풍림산업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과 관련,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PF취급기관인 KB국민은행과 농협에 일침을 가했다.
2일 오후 우리은행은 보도자료를 내고 "풍림산업은 지난달 30일 만기도래한 전자어음 423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처리됐고, 이날까지 자금결제를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며 풍림산업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된 것은 보증채권자인 국민은행과 농협이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풍림산업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에 대해 자체자금으로 투입한 공사미수금과 대여금(2008년 말 기준 약 6400억원)의 회수가 지연돼 유동성 부족으로 2009년 1월 워크아웃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 당시 풍림산업 채권단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약 5000억 규모의 주채권자와 PF취급기관인 약 8500억 규모의 보증채권자로 구성돼 있다. 주채권자들은 두 차례에 걸쳐 총 17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했다.
당시 대부분 PF 사업장으로 인해 발생한 부족자금을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주채권자들이 지원하는 것과 관련한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협의회는 워크아웃 개시 이후부터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PF사업장의 경우 모든 조치(만기연장, 상환일정 조정, 공사비대출 등)를 해당 PF취급기관이 진행하고, 전월 공사기성에 대해 다음달에 공사비를 지급하기로 결의하고 신규자금을 지원했다.
정상적인 공사대금을 신규로 지급받은 풍림산업은 인천 청라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풍림 엑슬루타워'와 충남 당진의 아파트 '풍림아이원'을 준공했다. 그러나 PF 취급기관인 국민은행과 농협은 분양대금에서 807억원의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해당 PF 대출금을 상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농협은 워크아웃 플랜을 위반했다"며 "주채권 보유 금융기관들이 지원한 1700억원으로 풍림산업의 유동성 부족 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PF 사업장을 준공하면서 PF 취급기관들의 담보력만 강화시켜 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채권은행 외 신규자금을 지원한 채권금융기관들은 농협과 국민은행에 정상적인 공사비 지급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차후에 발생할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분쟁을 이유로 들며 지급을 미뤘다"며 농협과 국민은행이 풍림산업 유동성 부족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2009년부터 어렵게 워크아웃 플랜을 확정해 진행한 풍림산업의 현재 결과를 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건설사 워크아웃이었는지, 채권자 간 형평성 문제는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향후 또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 워크아웃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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