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목판화 기법의 다양성과 평면구조 실험 그리고 내용에 있어서 시공간적 표현으로 열린 장(場)을 펼쳐 보인다. 온 힘을 다해 판을 깎고 또 깎아 나가면서 신체적 노동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의 흔적을 자신의 예술로 키워나가고 있다.
신체성이 강조된 그의 촉각적 표현은 감각적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불상과 반라의 여성 이미지가 공존하면서 해탈과 욕망의 표상이 복합적으로 읽혀진다. 이러한 그의 판화작품은 종교적 내지는 개인적 영혼의 세계와 교감을 갖는 예술의 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근작은 이미지의 다양함이나 목판과 실크스크린 기법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기법으로 판화의 현대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내면세계를 형상화하는 왜곡과 사실의 리얼리티 작업으로 이중적 의미가 공존하는 변화를 실험한다.
천불천탑과 불상, 부처의 형상, 뱀과 꽃, 반라의 여인과 화려한 문양이 혼재된 시공간의 영역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쪽 화면에는 실크 프린트의 불상과 앵무새, 또는 새장이나 꽃과 뱀 등이 화려한 색채 이미지로 등장하고 다른 면에는 흑백의 목판 산수화 등 단순 기법의 표현적 이미지가 나타난다.
작가에게서 판화는 마음을 읽어 나가는 책이며, 영혼을 담는 그릇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이중 구조를 통해 작가는 현실과 비현실의 사건을 동일한 이중 공간에 공존시키면서 내용을 종교적이며 철학적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화가 조향숙(趙香淑)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박사학위 청구전(인사아트센터), 북경 스콜라 갤러리 초대전(중국), 동방 플라자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현재 홍익대 판화과에 출강하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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