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수료율 인하 손실
캐시백·포인트 축소로 보전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 찬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수수료율 인하를 둘러싸고 카드사와 가맹점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직불형 카드인 체크카드의 서비스 혜택마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계 카드사 및 은행권이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인 데 이어 체크카드의 포인트 적립혜택마저 줄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이 자칫 공염불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오는 9월 1일부터 'IBK 오토캐시백 서비스'의 체크카드 캐시백 지급률을 변경하기로 했다. 오토캐시백 서비스는 자동차 구매 시 IBK카드로 일시불 결제하면 최고 1%(50만원 한도)까지 현금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번 변경안에 따르면 기존 1500만원 이상 결제 시 1%의 캐시백을 지급하던 것에서 9월 1일부터는 0.5%만 준다. 반면, 신용카드의 경우 이번 서비스의 캐시백 지급율을 변함없이 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체크카드 캐시백 지급률 변경은 지난해 말 있었던 현대자동차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이미 다른 카드사와 은행들은 다 낮췄지만 기업은행은 가장 늦게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카드사들은 현대자동차의 압박에 따라 수수료율을 신용카드의 경우 1.75%에서 1.7%로,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췄다. 이에 따라 여타 카드사들도 영업이익 감소분을 벌충하기 위해 소비자에 대한 부가 서비스 혜택을 줄였던 것.
우리은행은 이달 1일부터 우리VT-포인트 체크카드의 OK캐시백 포인트 적립 한도를 월 최고 1만2000원에서 5000원으로 줄였다. 우리은행은 이 체크카드의 실적이 다른 상품에 비해 떨어짐에 따라 SK텔레콤과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적립 한도가 줄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더 하다. 체크카드 캐시백 서비스의 적립률과 지급률을 낮추는 것은 물론 아예 서비스를 중단한 곳도 있다.
신한카드는 신협, 우체국과 연계한 체크카드와 '와이드패스' 체크카드에 대한 0.5% 캐시백 적립비율을 지난달부터 0.2%로 낮췄다. 또 'BC체크플러스 미래든', 'BC체크클러스 레저' 카드로 영화 예매 시 1500원을 할인해줬으나 이달부터 전월 이용액이 10만원 이상일 경우만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승인 금액의 1%를 무조건 캐시백으로 돌려줬지만, 내달부터는 1회 승인금액이 100만 원을 넘을 때만 캐시백을 적용해주고 지급률도 0.5%로 낮추기로 했다.
비씨카드는 올 초부터 '아이엠 쿨 체크카드'의 현금 캐시백 적립률을 0.2%에서 0.1%로 낮췄다.
현대카드는 'H 체크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하던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혜택을 올 2월부터 중단했으며 특히 메리츠증권과 연계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체크카드'에 제공하던 0.5% 캐시백 서비스를 이달 폐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지속적인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감소해 부가서비스를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체크카드의 경우 수수료율이 너무 낮아 어쩔 수 없이 부가서비스를 없애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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