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 좋다> ‘K팝 스타’ SBS 일 오후 6시
‘K팝 스타’가 가진 최대 장점은 성장의 서사가 아니다. 생방송 이후 이전의 활력과 긴장감을 잃었던 ‘K팝 스타’가 지난 2주간의 경연으로 다시 긴장감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기획사들이 본격적으로 개입해 무대와 트레이닝을 책임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탑5 경연에서 이하이가 안정적인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역시 한 주 만에 훌쩍 성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보아의 심사평대로 “JYP와 잘 맞은” 이유가 컸다. 백아연이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보아가 새로운 옷을 입혀주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K팝 스타’가 어떻게 성장하느냐보다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더욱 중요한 오디션이라는 확인이다. 그리고 ‘K팝 스타’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어떤 면에서 다르며, 심사위원들이 왜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기획사의 이름을 건 점수를 주는지를 알려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K팝 스타’에서는 탈락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어떤 기획사의 선택을 받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원석을 깎고 만들어 갈 책임을 받은 이상, 기획사와 심사위원들은 그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 오디션 프로그램 두 배 이상인 60%의 점수가 심사위원들의 몫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생방송에서 가장 일관성이 없고 변별력이 없는 것은 심사위원 점수다. 이미쉘과 이승훈의 점수차가 4점밖에 나지 않는 상황에서 책임을 문자 투표로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지금까지 생방송의 어떤 무대도 수펄스보다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다면, 그것은 결코 출연자들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이미쉘의 탈락으로 결국 ‘K팝 스타’의 강승윤이 된 이승훈은, 박진영의 의지가 아닌 “시청자들의 선택으로” JYP에 캐스팅되었다. 박진영은 이승훈에게서 어떤 것을 끌어낼 수 있을까. ‘K팝 스타’의 기획사들은 2년 전 강승윤의 운명을 바꿔 놓았던 윤종신보다 더 자유로운 선곡의 범위와 당락을 가를 만 한 점수를 가지고 있다. 가진 것으로 무엇을 만들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그게 바로 ‘기획’이고, ‘K팝 스타’에 대한 시청자들의 점수는 거기에서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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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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