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직접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최근 그룹의 기업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인 서브원의 대표이사직을 그만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접 경영 대신 그룹 인재 육성 및 미래 전략 등 큰 그림에만 집중한다는 게 LG측의 설명이다.
LG그룹 관계자는 4일 "서브원의 대표이사 사직으로 구 회장이 지주사 외에 직접 경영하는 계열사는 없다"며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며 구회장이 앞으로 계열사 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적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올들어 행보에서 예견됐다. 구 회장은 올해 들어 국내에만 머물며 그룹 내실 다지기에 주력 중이다.
올 들어 해외 출장 없이 국내에서 그룹 미래전략 구상과 인재 육성 등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둔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동행한 이후 5개월째 국내에 머물고 있으며 향후 해외 출장 일정도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서브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지주회사 경영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회사측은 구 회장이 향후 그룹의 미래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LG경제연구원과 LG인화원을 운영하는 LG경영개발원 대표이사에 올랐다. LG경영개발원이 직접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닌 만큼 구 회장은 향후 지주사인 LG를 통한 그룹 간접 경영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서브원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향후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사업 구상 및 인재 육성 등을 집중적으로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연초부터 신년사와 임원 회의 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주력계열사의 부진으로 그룹 전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그룹 창립 65주년을 맞이해서는 영속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객가치경영, 원천기술경영, 그린경영 등 3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당시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핵심ㆍ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을 장려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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