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카페인음료, 속칭 에너지드링크 시장에 제약회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대형 음료회사들의 활발한 마케팅으로 시장이 커진 데다, 보건당국의 규제완화까지 겹친 게 요인이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카페인드링크 '쏠플러스'를 이달 안에 출시하기로 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홍익대 주변 클럽, 대학교 도서관 등을 무대로 활발한 판촉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제약회사가 만들면 다르다는 장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료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젊은 층 대상 카페인음료 시장에 제약회사가 진출하는 건 일양약품이 처음이다.
카페인음료 시장은 약 300억원 규모다. 아직 초기단계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지난해 8월 레드불이 동서식품을 통해 수입, 유통되면서 시장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커졌다.
현재 롯데칠성의 핫식스, 해태음료의 에네르기, 동아오츠카의 엑스코카스, 코카콜라의 번인텐스 등이 경쟁하고 있다. 레드불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몬스터에너지'도 조만간 국내 들어온다. 판매 타겟은 단연 젊은층이다. 카페인의 각성효과로 학습효과를 배가시키거나 소위 '파티음료'라 부르며 밤늦도록 놀 때 마시라는 취지다.
시장은 음료회사가 키웠지만 애초 '카페인 드링크'의 원조는 제약회사다. 박카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제약회사 제품은 통상 '자양강장제'로 불리며 법적으로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제약회사는 '아저씨 층'을 공략하고, 전통 음료회사는 '학생 층'을 노리는 식으로 시장을 나눠왔다. 골프 중 집중력 향상을 컨셉트로 내세운 명문제약의 파워텐, 광동제약의 파워샷이 대표적이다. 장거리 운전 시 졸음을 쫓는다는 삼성제약의 야(Ya)도 있다.
그러다 최근 정부 규제완화가 시장판도를 크게 바꾸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박카스 등 카페인함유 자양강장제를 '의약외품'으로 분류하며 편의점 판매를 허용했다. 편의점ㆍ마트로 나온 박카스 매출이 상승하자, 음료회사ㆍ제약회사 할 것 없이 유사한 카페인음료 마케팅 강화에 나선 것이다. 더욱이 약가인하 등 악재 속 사업다각화를 원하는 제약회사들의 입장도 맞아 떨어졌다. 일양약품의 음료회사 영역 진출은 이런 추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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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카페인 섭취를 권장하는 사회분위기다. 카페인음료 한 병(캔)에는 통상 30∼80ml 카페인이 들어있다. 성인의 하루 권장량은 400ml, 어린이는 1kg 당 2.5mg이다. 핫식스 한 캔이면 30kg 10살 내외 어린이 하루 권장량을 채우고도 남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식약청이 나섰다. 식약청은 1ml 당 카페인이 0.15mg 넘는 경우 '고카페인 함유 제품'으로 분류해, 어린이나 임산부는 섭취를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다. 1ml 당 카페인 함유량은 박카스ㆍ레드불이 0.25ml, 핫식스ㆍ번인텐스 0.32ml, 쏠플러스 0.2ml 등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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