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0대 기업들이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새로운 업종에 진출한 대기업그룹 중 중소기업 업종으로 계열사를 늘린 경우는 9.8%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상호출자제한집단(계열사 자산총액 합계가 5조원 이상인 기업)으로 지정된 35개 대기업그룹의 계열사 변동현황을 분석해 28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5~10대 그룹의 계열사 증가율은 20.7%로 전체 기업집단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4대 그룹의 계열사 증가율 14.1%와 합치면 10대 그룹의 계열사 증가율은 34.8%에 달했다.
35개 대기업그룹이 지난 4년간 늘린 계열사는 총 393개였다. 35개 그룹이 매년 2.8개씩 계열사를 늘린 셈이다. 652개가 신규 편입됐지만, 295개사는 계열에서 제외됐다. 이들 신규 계열사들의 대기업그룹에 대한 매출액 기여도는 10% 가량이었다.
652개의 계열사 중 130개는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출하면서 늘어난 것이다. 신성장동력 분야가 98개로 가장 많았고, SOC 분야 35개로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 분야로 진출한 계열사는 30개(9.8%)에 불과했다.
신규 계열사 중 절반이 넘는 372개(57%)는 기존의 업종에서 늘렸고, 150개(23.0%)는 사업조직을 재편하면서 편입됐다.
35개 대기업그룹의 신규 계열사 중 서비스업 둥 비제조업 분야에 진출한 경우는 492개(75.5%)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전체 기업의 비제조업 비율(78.5%) 보다 낮다.
신규 계열사 편입방식은 51.2%가 지분인수를 통해서였고, 나머지 47.9%는 신규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었다.
공정위는 "출총제 폐지와 계열사 확장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며 "계열사수 증가 자체 보다 계열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수일가의 사익추구나 중소기업영역 잠식 등이 대기업집단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출총제가 폐지된 2008년 4월 계열사 증가율은 12.1%였지만, 2009년 4월 13.6%, 2010년 4월 3.8% 등으로 비슷하거나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땨라 공정위는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나 중소기업영역 잠식 문제 등을 해결하는 '맞춤형'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엄정한 법집행과 기업내부의 자율규제 시스템 도입, 사회적 감시시스템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대기업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등의 행위에 대한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한편, 재벌총수의 자녀가 기업집단의 유통망을 이용해 손 쉽게 돈을 버는 행위도 점검할 계획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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