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사업 확대 뒷말 무성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태양광 사업에 투자한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보류나 시설매각을 검토하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태양광 사업 투자를 늘리겠다는 웅진그룹의 승부수에 새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 LG그룹 등 대기업들도 태양광 투자와 관련해 재조정에 들어간 마당에 설비 규모나 경쟁력 면에서 뒤지는 웅진그룹의 결정이 선뜻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이미 지난해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을 미루기로 했고 LG실트론도 태양전지 웨어퍼라인 증설을 보류하면서 1조원에 가까운 투자 계획을 잠정 철회했다. LG전자도 태양전지, 모듈 생산 능력 확대를 당분간 포기했다. 삼성SDI도 태양전지 생산시설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분야 투자에 열을 올렸던 OCI도 태양광 시장의 수급불균형 지적했다. 그나마 한화그룹이 당초 계획대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주요기업들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은 하나같이 적자를 면치못했다. 지난 17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웅진에너지는 설비투자 덕에 매출은 전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던 태양광 분야가 샴페인을 터뜨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한 것이다.
업종 특성상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승부를 볼 수 있는 것이 태양광 분야다. 이런 상황에서 웅진그룹이 캐시카우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고 웅진에너지ㆍ웅진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사업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나선 것은 여러 뒷말을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 관점으로 해석한다. 웅진그룹의 설명대로 미래신성장 동력확보 차원에서 승부수를 던졌다는 시각과 함께 태양광 부문의 부진에 극동건설 인수 후유증, 서울저축은행 인수 실패 등을 극복하려면 돈이 되는 알짜 물건을 매각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팔리지 않을 만한 물건을 시장에 내놔 그룹 전체 유동성에 부담을 주느니 알짜를 팔더라도 위기요인을 제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태양광 시장 상황이나 업황 특성으로 보면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이 분야의 투자와 성과 여부에 그룹 전체의 명운이 걸릴 수도 있다"며 웅진그룹의 결정이 복잡한 셈에 의해 이뤄졌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1조2000억원 안팎으로 점쳐지는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이 태양광 부문 투자 외에 유동성 해소에도 사용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극동건설 차입금 변제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미래는 태양광 부문이 성장할 수 있느냐와 함께 건설 경기 회복에 달려 있다"면서 "웅진코웨이 매각이 이 두 가지 숙제를 다 해결할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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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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