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6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곰상은 이탈리아의 거장 감독인 비토리오 타비아니와 파올로 타비아니 형제의 '시저 머스트 다이'에 돌아갔다.
18일(현지시간)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영국 감독 마이크 리('세상의 모든 계절' '비밀과 거짓말')는 이탈리아 로마 레비바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윌리암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를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담아낸 흑백 다큐멘터리 '시저 머스트 다이'를 금곰상에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이 발표되자 타비아니 형제는 영화에 출연한 로마 레비바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929년, 1931년 생인 비토리오 타비아니와 파올로 타비아니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이다. 1954년 첫 단편 다큐멘터리 '산 미니아토 1944'를 내놓으며 영화계에 입문한 이들은 1960~70년대를 거치며 상업적인 성공과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얻었다 1977년 내놓은 '빠드레 빠드로네'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베를린국제영화제 인터필름 그랑프리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대상은 헝가리 출신의 베네덱 플리에고프 감독의 '저스트 더 윈드'가 수상했다. '저스트 더 윈드'는 인종차별주의자들로부터 공격받은 네 집시 가족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실제 이야기에 바탕을 둔 영화다. 감독상은 크리스티안 페트졸드 감독의 '바바라'가 받았다. 통독 이전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서독에 사는 연인을 만나려고 동독 탈출을 감행하는 젊은 여자 물리학자의 이야기다.
남우주연상은 '로열 어페어'의 마켈 보에 폴스가르드에게 돌아갔다. '로열 어페어'는 남우주연상 외에 최우수 각본상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워 위치'에 출연한 레이첼 엠완자가 받았다. 또한 알프레드 바우어상은 미구엘 고메즈의 '타부'가 수상했으며, 우슬라 메이어의 '시스터'가 특별 언급됐다.
한국은 포럼 섹션에서 재일동포 감독인 양영희의 '가족의 나라'가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받는데 그쳤다. 장편 경쟁 부문에 한 편의 영화도 올리지 못한 한국은 단편 경쟁부문에 김영석 감독의 '마취'가 올랐으며,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와 전규환 감독의 '바라나시'가 파노라마 섹션에, 이한 감독의 '완득이'가 제너레이션 섹션에 진출했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