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방송통신분야 핵심공약 선정..음성통화료 20% 인하, LTE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도입 등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새누리당이 올해 총선 공약으로 음성통화 요금 20% 인하와 롱텀에볼루션(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 등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업계는 포퓰리즘 표심잡기에 혈안이 된 여당의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진데다 자칫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통신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9일 본지가 입수한 새누리당 방송통신분야 핵심공약(안)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지난 1일 음성통화요금 20% 인하와 4세대(4G) LTE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도입 등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아울러 단말기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중고ㆍ해외단말 개통자에게는 음성ㆍ데이터ㆍ문자메시지 요금을 20%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표심(票心) 붙들기용 요금인하 압박이 본격화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단행한 기본료 인하 충격으로 일제히 수익성 축소를 경험했던 통신사의 실적 리스크가 가중될 것이라며 한숨도 쏟아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단행한 기본료 인하로 수익성 위기의 해를 맞은 업계 모두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며 "여당의 요금인하 공약은 업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무엇보다 공약에 담은 통신요금 인하 방안 3가지는 오히려 요금인상을 초래하는 등 합리성이 결여돼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실제로 음성통화요금 인하 재원으로 제시한 이동전화 접속료 인하(6000억원)를 강제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요금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사의 전통적인 비용회수 방식 중 하나를 억제할 경우 다른 한 쪽에서 이를 만회하고자 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접속료 인하가 통신사의 경영악화 추세를 더욱 고착화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 지연 등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함께 제시됐다.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은 전체고객의 편익을 저해하는 정책이라는게 업계 평가다. 급증하는 트래픽으로 전체적인 서비스 품질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제한데이터의 폐해는 국내와 해외 모두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미국, 영국에서는 무제한데이터를 폐지하는 추세"라며 "현재까지 LTE에 무제한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한 해외 사례가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후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는 이용자에게 음성ㆍ데이터ㆍ문자메시지 요금을 모두 20%씩 할인해주겠다는 공약은 이용자간 역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 특정 고객의 요금 인하율을 사전적으로 명시할 경우 여타 이용자들의 반발과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에 따른 별도의 요금할인 프로그램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할인 수준이나 약정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