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글로벌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아시아에서 급성장한 데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유능한 인재를 육성하고 직원이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왕진룽(王金龍ㆍ51ㆍ사진)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사장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왕이 관할하는 스타벅스 아태 지역에는 한국ㆍ호주ㆍ뉴질랜드ㆍ홍콩ㆍ대만ㆍ필리핀ㆍ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태국 등이 포함된다. 최근 스타벅스는 인도 진출을 선언했다. 왕은 중국 못지않게 무한한 시장 잠재력을 지닌 인도에서 다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왕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회견에서 스타벅스의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하고 능력 있는 매장 직원들을 오랫동안 잡아두는 것이 커피 유통업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을 존중하고 이들이 일터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 만들기에 애쓰고 있다"면서 "스타벅스는 이미 만들어진 인재를 활용하기보다 인재를 직접 육성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벅스에 매장 경력 10~15년차인 매니저가 다수 있다"면서 "이는 소매 유통업계에서 매우 보기 드문 사례"라고 자부했다.
그는 자신도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매장 매니저와 운영책임자에게 도움이 되려 한다"면서 "멘토링은 멘티에게 뭔가 가르치는 게 아니라 틀을 잡아 주고 그들이 기댈 수 있도록 대화 상대가 돼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은 아태 지역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시장이 어디냐는 질문에 다름 아닌 한국이라고 답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지난해 서비스 품질과 맛에 관한 한 커피 전문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상기시키며 이처럼 말했다.
왕은 중국과 인도의 성장 잠재력도 높이 평가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에서 연간 8~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신흥 시장들의 경우 연간 성장률은 4~6%다. 왕은 인도가 중국 뒤를 잇는 스타벅스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인도 시장 진출의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왕의 취미는 여행ㆍ독서 그리고 새로운 뭔가를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태 지역에서 많은 커피 전문점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이들 경쟁업체들로부터 뭔가 배우려 애를 쓴다고 자평했다. 그는 "경쟁을 환영한다"면서 "경쟁은 어떻게 해야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경각심을 일깨워줘 결국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것이 돌아가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왕은 1992년 스타벅스에 입사해 2000년까지 해외개발사업부, 준법감시부 등에서 일하다 잠시 스타벅스를 떠났다. 이후 편의점 체인 상하이 부디스 CVS와 RIM 차이나 컨설팅에서 각각 최고경영자(CEO)와 부사장으로 일했다. 2005년 11월 스타벅스로 다시 돌아온 그는 지금까지 아태 지역의 성장을 책임지고 있다.
1982년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에서 경제ㆍ무역학을 전공한 왕은 1988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했을 정도로 배움의 범위가 넓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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