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6언더파 '퍼펙트 플레이', 스탠리는 분노의 샷으로 '생애 첫 우승'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재미교포 케빈 나(29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ㆍ사진)의 뒷심이 돋보였다.
케빈 나는 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ㆍ7216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1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공동 5위(11언더파 273타)로 수직상승했다.
우승컵은 '루키' 카일 스탠리(미국)가 차지했다. 6언더파를 몰아치며 기어코 생애 첫 우승(15언더파 269타)을 일궈냈다. 우승상금이 109만8000달러다. 스탠리가 바로 지난주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골프역사에 길이 남을 대역전패를 당했던 선수다.
당시 최종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4타 차 선두를 달리다 세번째 샷이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지면서 '말도 안 되는' 트리플보기를 범했고, 결국 이 홀에서 버디를 솎아낸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와의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다. 스탠리는 연장 두번째 홀인 16번홀(파3)에서는 1.5m 파 퍼트마저 빗나가 스니데커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2009년 프로가 된 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PGA투어에 합류한 스탠리로서는 자칫 잘못하면 장기적인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스탠리는 그러나 이날은 선두와 7타 차 공동 5위에서 출발해 역전우승을 완성하는 루키답지 않은 뚝심을 과시했다. 물론 6타 차 선두로 출발해 4오버파를 치며 3위(13언더파 271타)로 추락한 스펜서 레빈(미국)의 자멸이 토대가 됐다.
케빈 나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송곳 아이언 샷'을 가동시키면서 매 홀 버디 기회를 만들었고, 26개의 퍼팅으로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17번 홀(파4)에서는 특히 티 샷한 공이 워터해저드로 들어가면서 1벌타를 받았지만 20m가 넘는 거리에서의 칩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버디를 추가했다.
기대를 모았던 재미교포 존 허(22ㆍ한국명 허찬수)는 반면 더블보기를 2개나 쏟아내면서 1오버파로 무너져 공동 12위(9언더파 275타)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한국은 '아이돌스타'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 역시 1오버파로 부진해 공동 33위(5언더파 279타)로 밀려났다. 강성훈(25)은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꾸며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걸어 공동 40위(4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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