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CEBR, 유럽 '잃어버린 10년' 경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브라질이 영국을 제치고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의 보고서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EBR는 영국이 2008년 금융위기와 이에 이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반면 브라질은 대(對) 중국 및 극동지역 수출 증가로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며 올해 영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7위로 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까지는 영국과 프랑스의 경제 순위가 뒤로 밀리고 브라질·러시아·인도 등이 뜰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러시아와 인도는 향후 10년간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영국의 경제 순위가 8위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게 CEBR의 전망이다. CEBR는 현재 세계 5위인 프랑스 경제가 영국보다 밀려 9위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경제도 2020년 7위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경우 높은 물가와 성장률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보기술(IT) 서비스와 엔지니어링 부문의 성장 덕에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세계 4위가 될 듯하다.
CEBR의 더글라스 맥윌리엄스 소장은 "브라질은 축구에서 오랫동안 유럽 국가들은 이겨왔으며 경제에서도 이기는 것이 새로운 현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에서 아시아와 상품 생산 국가의 순위가 상승하는 반면 유럽은 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CEBR는 유럽이 앞으로 낮은 성장률로 고통 받는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채를 갚으려는 움직임이 소비 제한과 성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CEBR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5%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어도 한 개 국가 이상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떠나거나 국가 채무 불이행(디폴트), 은행 파산으로 구제금융이 필요할 경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1.1%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의 부채위기가 세계 경제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CEBR는 유럽 경제가 하강 국면에 진입해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이 무너지면 2% 줄 수도 있다는 게 CEBR의 판단이다. 내년 미국 경제는 1.8%, 중국과 인도는 각각 7.6%, 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터키의 경우 EU 경제와 관련이 깊은만큼 성장률이 올해 7.1%에서 내년 2.5%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성장률은 올해 6.1%에서 4%로, 러시아는 3.8%에서 2.8%로, 브라질은 2.8%에서 2.5%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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