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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놀고 싶은 상사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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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박사의리더십 이야기

며칠 전 만난 P사장은 내게 ‘밥·술 리더십’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자신이 술을 사겠다고 해도 직원들이 슬슬 피해 섭섭하다는 얘기였다. 처음엔 상사와 같이 밥이나 술을 먹는 게 불편하겠거니 생각했었다. 하지만 때론 자신만 소외시키는 게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밥을 같이 먹는 것만큼 동질성을 강화하는 소통 채널도 드물다. 내가 아는 K사장은 친밀도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한 달에 몇 번이나 같이 밥을 먹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당신의 직원들은 당신이 밥을 함께 먹자는 주문에 흔쾌히 응하는가? 과연 당신은 직원들과 한 달에 얼마나 자주 밥을 먹는가. 한국의 조직문화에서 밥과 술의 횟수는 친밀도를 측정하는 확실한 수치이다. 그런 점에서 같이 술 먹고 싶고, 밥을 먹고 싶은 상사가 되는 것은 소통하는 리더가 되는 첫 걸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술과 밥의 소통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먼저 대화를 관리해야 한다. 회식자리라고 해도 업무 이야기나 직원의 업무 태도를 지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곧 ‘진상’ 상사가 되기 십상이다. 일 이야기는 참아준다 치더라도 질책까지 회식자리에서 이어진다면 직원들은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만다.

관심과 배려는 없고 항상 끝은 업무로 ‘종례’를 하는 순서로 귀결되면 당신이 회식의 회자만 이야기해도 부하들은 슬슬 피할 것이다. 모든 것을 일로만 연결하는 경직형 상사는 예전엔 미덕이었을지 몰라도 요즘엔 악덕으로 통한다.


일 말고도 여러 가지 다양한 취미와 인간미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회식은 상사가 부하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부하가 상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괜히 부하를 어르고 야단치려 하지 말아야 한다. 회식은 조회나 설교의 자리가 아니다.


내가 무슨 말과 행동으로 직원들에게 에너지를 전해줄 수 있을까 연구하고 준비하라. 상사의 진정한 카리스마는 공장 이야기만 하는 천편일률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공과 사는 구분하되, 회사에 들어오는 순간과 회사를 나가는 순간 바뀌는 상사에게서 부하들은 카리스마를 느낀다.


술을 같이 먹고 싶은 상사가 되기 위해선 모범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당신의 주량은 세기가 아니라, 그 다음날 근무 태도에서 증명된다. 다음 날 회식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모범적으로 근무하는 모습을 상사 부하 모두 공히 보여야 한다. 부하를 압도하는 것은 상사의 주량이 아니다. 같이 술을 마시고서도 다음 날 일찍 출근해 있는 모습이다.


L사장은 단합을 위한 폭탄주 예찬론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토가 달려있다. “주량은 얼마나 많이 마시느냐”가 아니라 “마시고서 다음 날 업무에 얼마나 지장을 받지 않느냐가 척도”라는 것이다. 젊은 부하보다 오래 그리고 많이 마시는 게 자랑이 아니다. 다음 날 얼마나 영향을 받지 않고 더 일찍, 더 성실히 일하느냐가 바로 당신의 술 리더십의 발휘 척도다.


자본주의 3.0시대의 리더십에서는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자본주의 4.0시대의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에서는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가 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같이 놀고 싶은 상사도 함께 돼야 한다.


같이 놀고 싶은 상사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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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인문학과 CEO 인터뷰 등 현장사례를 접목시켜 칼럼과 강의로 풀어내는 스토리 텔러다. 주요 저서로는 <성공하는 CEO의 습관> <내 사람을 만드는 CEO의 습관> <우리는 강한 리더를 원한다> 등이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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