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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영세업자에 강하고 대기업엔 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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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이 오늘부터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차량 구매 대금을 결제할 때 떼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75%에서 1.7%로,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내렸다. 중소 가맹점들이 낮춰 달라고 할 땐 시간을 질질 끌다 마지못해 찔끔 내렸던 카드사들이 대기업의 인하 요구에는 순순히 꼬리를 내린 것이다. 대기업에는 약하고 영세업자에는 강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카드사들의 이중적 행태는 수수료율을 주먹구구식으로 책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인한 꼴이다. 왜 가맹점별로 다르고, 또 같은 업종인데도 카드사별로 다른지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법 조항을 무기로 힘센 대기업에는 낮은 수수료율을, 약한 중소 가맹점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매긴다고 볼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은 대형 가맹점의 경우 건당 카드 결제 금액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수수료를 낮춰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소액 결제는 상대적으로 고정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과도한 부가 서비스 제공이나 판매경쟁 등에서 비롯된 마케팅 비용을 영세 가맹점에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수수료율 인하를 계기로 대기업의 인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르노삼성, 한국GM, 쌍용차 등이 수수료를 내려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걱정은 대기업들의 수수료 인하가 중소 가맹점들의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이 대기업의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를 중소 자영업자에게서 보충하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중소 자영업자들의 '수수료율 1.5%' 요구와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이 달라져야 한다. 업종에 따른 수수료율 격차의 합당한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고 합리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같은 업종인데도 카드사별로 수수료율이 다른 데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카드사와 가맹점의 분쟁은 카드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가맹점뿐 아니라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수수료율 체계 전반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고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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