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북미디자인센터 공개..4분의1크기 클레이모델로 디자인 본격화
[로스앤젤레스(미국)=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스케치와 렌더링이 자동차 디자인의 단면을 나타낸다면 클레이(진흙)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보다 구체화된 방법입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디자인센터. 10일(현지시간) 찾은 디자인센터내 모델링 스튜디오에는 한 기계가 부지런히 진흙을 깎으면서 자동차 외관을 완성하고 있었다. 마치 정교한 소형 모델을 보는 것처럼 기계는 치밀하게 움직이면서 자동차를 만들었다.
이날 작업중인 차는 미국디자인센터가 주도해 개발한 YF 쏘나타. 실물의 4분의1 크기에 불과하지만 정교한 작업으로 인해 실제 자동차와 모양은 똑같다.
모델링 스튜디오는 현대차 디자인센터의 심장부로 불린다. 스케치 수준의 아이디어를 실차 수준으로 구체화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는 '성역'이다. 현대차가 디자인센터 스튜디오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튜디오 내부에서도 클레이 모델을 만드는 공정은 특히 민감하다. 디자이너의 생각을 구체화하는 단계인 만큼 모양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자동차 모형을 만드는 기계를 모라(Mora) 머신이라고 하는데, 컴퓨터에 자동차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스스로 완성한다. 한 모델을 깎고 다듬는 데는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모델을 만드는 것은 수시간이면 완성되지만 클레이를 깎기까지 디자이너들이 검토하는 시간은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보안을 유지할 수밖에 또 다른 이유다.
모델링 스튜디오 안내를 맡은 안드레 앤더슨 수석 디자이너는 “4분의 1 크기 모형을 만들어 연구한 이후 실물모양의 클레이 모형을 만드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말했다.
쏘나타 모형 옆에는 진흙으로 만들어진 실제 크기의 콘셉트카 ‘커브’가 전시돼 있다. 커브는 올 초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는데, 현대차 미국디자인센터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콘셉트카다. 진흙으로 만들어진 커브에는 특수 페인트를 발라 실제 자동차와 비슷한 느낌이 나도록 구현했다.
클레이모델은 디자이너들의 회의를 통해 변경을 거치고 남양 디자인센터에서 최고경영진이 참여한 가운데 탄생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모형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클레이는 마치 나무조각 혹은 고무 느낌이 날 정도로 딱딱했다. 일반 진흙과는 차이가 있다. 유황 성분 등을 섞어 자동차 디자인용에 적합하도록 특수 제작됐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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