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내년 1월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제도가 시행되면 당장 내년부터 제약사들에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권경배 회계법인 태영 이사는 1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제약사 8곳을 대상으로 '약가인하로 인한 3년간 재무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았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은 동아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종근당,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 8개사다.
각 회사의 설문 자료를 토대로 인건비, 연구개발(R&D), 기타 판매비 절감액을 반영, 판매관리비 절감 예상치를 취합했으며, 기타 매출액,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은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가정했다.
우선 지난해 감사보고서상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4조7823억원이다. 판매관리비는 1조7552억원으로 매출액의 36.70%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5882억원(12.3%)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1차 연도 8개 기업의 총 매출액은 4조958억원으로 7000억원 가량 줄어든다. 2차 년도에는 4조429억원, 3차 연도 4조168억원 등 4조원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882억원에서 1차 연도에 6375억원 감소해 255억원(-0.62%)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2차 연도 1079억원(-2.16%), 3차 연도 1625억원(-4.05%) 등 제도 시행 첫 해부터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봤다.
권 이사는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로 첫 해부터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결국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면서 "3년 내 도산하는 10대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일 복지부는 7500여개에 달하는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 가격을 일괄 인하하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고시했다. 고시가 확정되면 1만4000여개 전체 보험의약품 가격이 평균 14% 내려간다.
이에 따른 업계 피해액은 정부 추산 약 2조5000억원이다. 보험의약품 시장의 20%가량이 축소되는 것으로, 이는 고스란히 업계의 매출 및 수익 감소로 이어져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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