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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이탈리아발 공포에 옵션만기, 공매도 재개까지 겹치면서 전일 주식시장은 5% 가까이 주저앉았다. 장중 줄곧 매수 우위를 보이던 프로그램으로 장 막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충격은 더욱 컸다.


하지만 간밤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놀란 가슴을 다소 진정시켰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다우 지수는 0.96% 올랐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86%, 0.13% 상승 마감했다. 독일은 0.65% 올랐고 영국(-0.28%)과 프랑스 시장(-0.33%)이 하락했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11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금융시장에 큰 충격임은 분명하지만 위기를 넘기기 위한 유로존의 공조와 이탈리아 정치권의 안정화가 이뤄진다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한층 잦아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금융시장의 공포를 키웠던 이탈리아 채무 위기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간밤 이탈리아 국채 발행이 성공, 발행금리는 높았지만 응찰률이 상승하며 아직 이탈리아 채권에 대한 수요가 살아있음을 보여줬고 베를루스코니 총리 후임으로 개혁성향이 강한 인사가 내정될 것으로 알려진 덕분이다. ECB가 이탈리아 국채를 사들이면서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7%를 하회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이탈리아 여야가 안정적인 내각을 조기에 구성한 뒤 강력한 경제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최종 적으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 증액 및 (EFSF-ECB 연계에 대한) 독일의 입장 전환이 가시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발 위기만 진정되면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7개월 만에 최저치인 39만명으로 하락, 고용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최근 중국 경제 역시 경착륙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재만·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이탈리아의 유동성 부족 우려가 크게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내년 2~4월 이탈리아 국채 만기도래 금액이 집중 되어 있는데 이는 내년 전체 만기 규모의 44%다. 때문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올해, 내년 GDP 성장률은 각각 0.6%, 0.3%로 EU 국가(구제금융 받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제외)들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세수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 이탈리아 정치권의 신뢰도 추락 또한 문제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와 CDS프리미엄의 상승은 이탈리아 정치권의 대외 신뢰도 추락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다.


이탈리아 재정위기의 파급효과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시중은행들의 손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과 또 다른 이웃국가로 재정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은행들이 보유한 이탈리아 국채 규모는 2863억유로로 그리스 국채 보유 규모 827억유로 보다 3.5배나 큰 규모다. 프랑스와 독일 은행이 이탈리아 국채를 두 번째와 세 번 째로 많이 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다른 유로존 국가로 재정위기가 확산된다면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부채 비중이 많고 내년에 필요로 하는 자금이 많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같은 극단적 사태가 발생하면 주가는 8월 보다 더 추락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 은 경우 지수 하단은 1800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선엽·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지난 8~9월 겪었던 남유럽발 위기에 따른 외상 후 스트레스가 옵션 만기 매물과 중첩되면서 코스피가 5% 가까이 하락했다. 결국 이탈리아의 자구 노력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소방관 역할 수행이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간밤 프랑스가 10개 주요 금융사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3개월 연장하고 ECB가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주요 증시는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이탈리아는 유럽이 버릴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심리적 저항선인 7%선을 넘어섰던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경우, 이탈리아와 유로존의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가시화된다면 재차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전날 이탈리아 국채 발행이 성공한 점도 주목하자.


◆김수영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이탈리아 사태의 핵심은 정치혼란이다. 현 총리가 각종 스캔들을 일으킨 데다 부정부패 혐의까지 받고 있고, 긴축안에 대한 여당 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번 주말 긴축안에 대한 표결과 신규 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예상 보다 빨리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이탈리아 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현재 시장 대응은 과도하다. 단기적으로 볼 때 이탈리아는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다. 1992년 이후 계속 기초 재정 흑자를 유지해왔고(2008년 제외), 1990년대 중반부터는 120%를 넘었던 GDP 대비 정부부채를 감축하는데 성공한 경험도 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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