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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통합 닻 올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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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통합론, 민주당도 봉합 못했네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일 범야권 '대통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손학규식 통합은 야권의 협상 대표자들이 연석회의를 구성하고 12월에 통합대회를 치르자는 것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당내 거센 반발에 직면한데다 진보정당들의 불참이 이어지면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험로'를 예고했다.


손 대표의 통합 구상 발표 현장에는 민주당 최고위원 전원이 참여했다. 당 지도부는 발표 문구 수정을 비롯해 통합의 또 다른 한 축인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와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통합 구상은 현 민주당 지도부가 통합을 주도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통합 연석회의가 통합의 원칙과 대상과 범위, 향후 일정 등을 결정하게 되지만, 연석회의 민주당 측 대표자들을 구성하는 것부터 현 지도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12월로 예정된 통합전대는 대의원과 당원들이 새 지도부를 결정하기보다 정치적 협상을 통한 추대형식의 정파별 지도부가 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손 대표와 지도부의 통합 구상 공개되자 당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10ㆍ26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데다 텃밭인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기초단체장을 당선시키지 못한 현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를 덮고 가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지도부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강창일 의원 등 다수의 의원들은 "민주당의 환골탈퇴를 거부하고 당이 문을 닫을 때까지 자신들(지도부)이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를 옹호하거나 대변하는 발언들은 나오지 않았다.


차기 당권주자들도 크게 반발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통합과 전당대회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통합과 전대를 분리할 것을 주장했다. 김부겸 의원은 성명을 내고 "야권통합이 범민주개혁세력의 환골탈태를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당의 혁신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정면에서 거부한 지도부의 처사에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민주진보진영 통합'이라는 표현으로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도 통합의 대상으로 못 박았지만,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곧바로 "민주당은 통합이 아닌 연대의 대상"이라고 거부했다. 참여당은 민노당과 진보신당 탈당파와의 통합에 적극적인 반면 민주당, '혁신과 통합'과의 통합에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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