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지난 주 EU 정상회의 이후 남아 있는 과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총리가 갑작스레 국민투표를 제안하면서 무질서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염려로 주가지수가 급락했다"며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가 EU 정상회의 이후에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국민의 약 60%가 긴축정책에 반대하고 있지만 그 보다 많은 70%의 국민이 유로존 탈퇴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국민투표가 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는 "EU 정상회의에서 마련한 그랜드 플랜의 최종목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이용해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확산되는 사태를 막자는 것"이라며 "따라서 시장이 안정됐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두 국가 국채의 금리 하락이 반드시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한 가장 큰 원인은 이탈리아 스스로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강력한 추가 긴축안을 내놓는데 실패했기 때문.
김 애널리스트는 "국채 금리가 더 올라가면 이탈리아는 시장 압력에 못이겨 납득할 만한 수준의 추가 긴축안을 내놓을 것이고 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아갈 전망"이라며 "당분간 주식시장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스권의 상단과 하단은 이전 보다 올라간 수준이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11월 코스피 하단을 1800선 초반으로 보고 있다. 실적 모멘텀이 가장 우수한 자동차주와 내수주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 미디어주를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중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수혜를 볼 수 있는 홈쇼핑과 의류주, 가격매력이 낮거나 높은 배당매력을 가진 은행, 정유, 통신주도 유망하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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