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르노·GM·포드 등 4분기 몇일씩 조업 중단키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생산량과 초과 근무를 줄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FT는 이는 재정위기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조 시트로엥, 르노,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모터스 등은 최근 재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4분기에 일정 기간동안 유럽 공장 조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GM은 오펠과 복스홀 차량을 생산하는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내년 말까지 약 60일간의 휴업 일자를 갖기로 결정했으며 독일 아이제나흐 공장도 올해 말까지 약 20일간 가동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GM은 유럽 자동차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재고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포드는 벨기에 공장에서 4분기에 몇 일간 조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포드는 새로 출시된 '포커스' 차량에 대한 수요는 강하지만 전체적인 유럽 시장 수요는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푸조 시트로엥과 르노도 이번 달에 몇몇 공장에 몇 일간 조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유럽 자동차 시장 부진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처럼 매출이 두 자리수 감소를 보일만큼 부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내년까지 시장 위축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는 지난달 유럽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0.4%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JD파워의 조나단 포스키트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경제에 대한 문제가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자신의 직장이 보다 안정되고 경제가 개선될 때까지 자동차 구매를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D파워에 따르면 스페인의 현재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80만대 수준으로 2007년 160만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탈이라의 자동차 판매도 약 175만대로 경기 침체 이전 230만대에 비해 크게 줄었다.
미, 유럽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일본의 도요타나 혼다 자동차는 오히려 유럽에서 생산을 늘리고 있다. 올해 도호쿠 대지진 때문에 공급 차질을 메꾸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도요차측은 시장 상황 때문에 이전보다 더욱 신중해졌다며 주말 근무를 취소하고 초과 근무도 줄였다고 밝혔다.
영국의 재규어와 랜드로버, 벤틀리 등 일부 고급 자동차 브랜드도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고급 차량의 경우 경기 둔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 사상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IHS 오토모티브는 지난주 유로존과 미국 경제지표가 부정적이었음을 지적하며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성장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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