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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시시퍼스의 바위를 밀어야 하는 그리스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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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축소와 성장달성 두마리 토끼잡이 어려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그리스는 빚을 성장으로 바꾸는 달성못할 숙제를 안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현재의 그리스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신화에 나오는 시시퍼스가 밀어올리지만 계속 굴러내리는 바위 밀기에 비유했다.

그리스는 경제를 회복시켜 부채를 지속가능한 궤도에 올려놓아야하고, 성난 외국인 투자자를 안심시켜야 하며, 경기침체에 지친 시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빚에 허덕이는 그리스가 등을 기댈 곳은 어디도 없다.


그리스가 처한 상황은 한마디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죽음의 소용돌이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면 성장은 무너져 절체절명의 과제인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은 더욱 나빠지는 구조다.

이같은 ‘빚의 함정’에서 튀어나오는 것은 기적의 치료약은 아니다.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차입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3년간의 경기 위축후 경쟁력을 회복하고 성장을 재개하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UBS은행 영국지사 조지 매그너스 선임 경제고문은 “하루 밤 사이에 그리스의 GDP대비 부채비율을 절반으로 깎을 수 있는 방도가 있어 이를 실행한다면 현금흐름에는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면서 “그리스의 금융스트레스를 아주 빨리 효과있게 누그러뜨릴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는 경제가 성장한다는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새로운 숫자들은 아테네의 곤경을 과장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그리스의 내년도 성장률은 겨우 0.6%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10주 뒤 IMF는 그리스 경제는 올해 5.5% 위축된 뒤 내년에도 2.5% 또 위축될 것이라고 수정했다.


경제가 위축되면 정부가 거두는 세금(세수)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 들어오는 것은 적은데 나갈 돈은 그대로이니 적자가 쌓일 수 밖에 없다. GDP 부채비율은 올해 162%에서 내년에는 17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MF는 지난해 5월 구제금융을 지원할 때 그리스 부채비율이 내년에 GDP의 149%로 최고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뒀다.
그런데 성장률 둔화에 따른 세수감소로 이런 관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물론 오로지 빚 때문에 경제가 위축된다는 것은 착각이다. 노무라증권의 디미트리스 드라코풀로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는 구조적인 성장의 병목현상에 걸려있다”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은 그런 병목중의 하나”라고 진단했다.


그리스는 IMF와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구제금융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공무원 감원, 은퇴연령 상향, 법률과 운송 등의 개방과 경쟁도입 등의 조건을 수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깊숙한 변화는 향후 20년 동안 총생산을 10%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것은 콧방귀를 낄 수치는 아니다.


문제는 공무원감원과 임금삭감은 먼저 수요의 상당부분을 갉아먹는다는 점이다. 드라코풀로스는 “이런 구조개혁들이 단기로는 사정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런 조건하에서는 경제자유화는 처음 몇 년 동안 사정을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참가율이 낮고, 관료주의가 기업을 곤란하게 하며, 노동생산성이 유럽연합(EU) 평균보다 30% 낮은 상황에서 그리스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해서 성장으로 복귀하는 싸움에서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지난 7월21일 유럽정상회의에서 합의된 109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 시나리오하에서 그리스가 2014년에 부채를 안정시키고 2031년 부채비율을 90%로 줄이기 위해서는 그리스는 우선 이자지급전 흑자를 GDP의 5% 정도 달성해야 하는 것으로 노무라증권은 추정하고 있다.


거의 10년 동안 평균 GDP의 5% 흑자를 내고 있는 벨기에와 덴마크를 제외하면 선진국중 비슷한 실적을 내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다시말해 그리스가 부채비율 목표를 달성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다.


내핍 조치도 별도움이 안된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차입비용은 그리스와 같은 나라가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단언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성장할까라는 문제에 매그너스 이코노미스트는 두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안으로는 공급대응력을 증가시키는 미시적 구조적 조치가 필요하고, 밖으로는 유럽의 채권국가들이 성장이 일어나도록 그들의 행동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돈을 많이 저축하는 독일 같은 나라들은 덜 빌려주고, 방탕하게 돈을 써온 그리스는 덜 빌리도록 양자간 관계를 관리하자는 게 그가 제시한 해법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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