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이드인 차이나'의 역풍

對中 무역통한 이점보다 일자리 축소 등 피해 확대

①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 추이 ② 미국의 중국산 제품 점유율/그래프: WSJ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값 싼 중국산 제품의 공습이 미국 경제에 예상보다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수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미국인들이 값싼 중국산 제품 수입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해왔지만, 그럴 때 마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얻는 혜택이 더 많아 단점들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득해왔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대학의 고든 한슨, CEMF(Centre for Monetary and Financial Studies)의 데이비드 돈, 메사추세츠공과대학의 데이비드 어터 등 세 명의 경제학자가 새로운 분석을 통해 중국산 제품의 공습이 미국 경제에 생각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후원을 받아 관련 분석을 한 세 명의 경제학자들은 양국의 무역이 미국 경제에 저가 제품의 유입이라는 혜택을 가져다 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중국산 제품의 공습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데 위협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이 때문에 중국산 제품의 공습이 미국 제조업에 국한된 고용시장만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을수록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실업수당, 푸드스탬프(food stamp·생활비보조쿠폰) 같은 사회복지 비용은 커진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얻는 혜택의 3분의 1에서 3분의 2 가량을 미국 정부가 일자리 감소 등으로 인한 사회복지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즉 미국이 중국과 무역을 통해 값 싼 제품을 수입함으로써 미국 내 전반적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는 있지만 그에 상당하는 정부지출을 감내해 내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만약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어 파생되는 경제적 손실까지 감안하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얻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어터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 보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때문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훨씬 많다"고 말했다. 고든 한슨도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기 전인 1990년대만 해도 중국산 제품의 공습이 미국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작았다"면서 "그러나 10여년 사이에 상황은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이 이번 조사에서 미국의 중국산 제품 노출도에 특히 관심을 가진 것은 중국산 제품이 다른 저임금 국가의 제품들보다 월등히 많이 미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소형가전이나 일반 소비재 제품의 중국산 노출도가 큰 지역은 중국산 제품의 공습을 적게 받은 지역보다 경제상황이 더 안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들어 2000~2007년 사이 중국산 제품 노출도 큰 상위 25% 지역은 제조업계 고용률이 하위 25% 지역보다 30% 이상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또 실업수당이나 푸드스탬프를 수령하는 사람들도 훨씬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