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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잡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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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잡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이유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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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온갖 선물과 애정공세로 결혼에 성공했다. 여자는 남자의 약속을 믿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목적을 이룬 남자는 관심의 대상을 바꿔 다른 일에 몰두한다. 여자 왈, "날 위해서라면 하늘의 별도 따준다면서?"  남자 왈, "잡은 물고기한테 누가 먹이를 꼬박꼬박 챙겨주나? 나 바빠"


결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토막 유머다. 하지만 마케터(marketer)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남자의 인식은 잘못됐다. 마케팅의 관점에서는 잡은 물고기에게 먹이주는 것, 즉 기존고객을 만족시키고 챙기는 것이 새로운 고객 찾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마케팅론에서는 마케팅 발전사를 생산관리의 시대, 영업의 시대, 마케팅의 시대 등으로 구분한다. 이는 단순히 품질에만 의존하는 생산관리시대에서, 제품을 어떻게 홍보하고 알리느냐에 치중하는 영업의 시대, 그리고 고객감동 등을 이끌어내 실질적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마케팅시대로의 진화를 뜻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공식을 온라인시장에 적용해보자. 2002년 우리나라에 인터넷 검색광고가 도입된 이후 약 5년간은 '생산의 시대'로 볼 수 있다. 그 때는 광고주의 입장에서 볼 때 치열한 경쟁상태가 아니었기에 단순히 각 포털에 검색광고를 올리기만 해도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던 시기였다. 그 당시 검색광고를 시작한 광고주 중 다수는 아주 작은 쇼핑몰에서 시작해 지금은 손꼽을 정도의 성공을 거둔 경우도 꽤 많다.

그 이후 현재까지 '영업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광고주들은 검색광고의 효율성에 점차 의문을 품게 된다. 광고 단가가 증가함에 따라 비용 대비 이익이 급감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영업에 대한 의존도도 갈수록 커지게 된다.


문제는 광고영업 대행사들의 난립으로 인해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지킬 수 없는 약속 남발하기, 품질로 승부하기 보다는 끼워팔기나 할인 및 리베이트 등 편법에 의존하기, 지연 학연 등을 통한 네트워크 영업에 매달리기 등이 대표적 사례다. 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이 같은 관행이 절대로 광고주들의 이익에도 기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제 검색광고 시장도 2.0단계로의 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광고대행사가 포털 등 매체사의 영업대행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고객사의 이익을 보장해 줄 마케팅 대행사의 역할로 진화하는 변혁기를 맞고 있다. 마케팅의 시대가 이제 발아(發芽)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검색 광고는 농부의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성공 확률이 높다. 농부는 고객의 밭에 어떤 채소가 가장 어울릴까 분석 하고, 그 밭에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며, 토질을 바꿔나간다. 마케터 역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아 구매로 이뤄질 수 있도록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사이트를 개편해 최소의 광고 비용으로 최대의 매출을 거둘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 매몰되는 것은 내년에 뿌릴 씨앗을 먼저 먹어버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 사냥꾼의 체질로 대변됐던 영업 방식을 확 바꿔 본질부터 농부의 마음으로 체질개선을 해나가야 한다. 또한 접대, 리베이트 등 비효율적인 영업 관행을 바로잡는 일도 미뤄서는 안된다. 아울러 직원들을 고객이익 창출의 첨병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갖춘다면 인터넷시장에서 강자가 될 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바람에 마케팅의 본질을 잊고 신규 고객 확보만을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는 현실을 떠올려본다. 하지만 이미 잡은 물고기에게 좋은 먹이를 주면서 덩치를 키우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성장에 필수적인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존 고객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뛰어다니다보면 어느새 마케팅사의 역할과 파워가 동시에 훌쩍 커져있음을 실감케 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것. 이것이야 말로 바로 마케팅의 섭리가 아닐까.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이사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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