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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심형래의 벤처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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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심형래의 벤처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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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없다'로 유명했던 대표적인 바보 캐릭터 개그맨 심형래씨가 영화 제작에 처음 뛰어들었던 1993년. 그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는 거의 없었다. '개그맨이 어떻게 영화를'이라며 부정적인 시선과 사회적 편견만 무성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공상과학영화를 찍겠다고 하니 손사래를 치는 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심씨는 영화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만으로 '영구아트무비'를 설립했고, 몇 편의 영화를 내놓았다. 모두가 우려했던 대로 흥행은 참패했고 그는 사람들에게 실패자로 자리 잡는 듯했다.

그러던 그가 2007년 순수 국내기술만으로 컴퓨터그래픽(CG)의 결정체라고 할 만한 '디워'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국내관객만 540만명이 몰렸고,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언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무모하게만 보였던 그의 도전정신도 세간에 빛을 발했다. 최근 신지식인 1호로 꼽혔던 심형래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영구아트무비'가 심각한 재정난으로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의 성공이 불러일으켰던 감동이 컸던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큰 것이 사실이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도전정신과 열정만으로 똘똘 뭉친 소위 '영구와 같은' 벤처기업인이 많았다. 이른바 벤처붐을 타고 수백 개의 기업들이 탄생했고, 이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놓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에도 큰 몫을 해냈다.

그러나 2002년 횡령, 배임, 분식회계 등 온갖 불명예스러운 사건과 함께 벤처 붐이 꺼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도전해 어렵게 성공한 많은 벤처기업들도 함께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요즈음 같이 취업이 힘들고 안정적인 직장을 최고로 생각하는 시대에서 젊은이들이 창업을 꿈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사람들이 2002년 벤처붐의 처참한 몰락을 기억하며 벤처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힘들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재들이 벤처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벤처기업 성공률도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통계에 따르면 1998년 '벤처확인인증'을 받은 기업 4만397개 중 10여년 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곳은 242곳에 불과했다. 성공률이 1%가 채 되지 않는 셈이다.


또 1999년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가 474곳이었으나 2010년 9월에는 248개로 감소했다고 한다. 10년 사이 무려 226개가 퇴출됐다는 얘기다.


미국의 스탠퍼드 등 명문 대학에서는 그 대학의 가장 훌륭한 인재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한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벤처기업의 성공률도 약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젊은이들이 그 수치만 보고 다들 취업의 길로 빠졌다면 그렇게 세계를 바꾼 위대한 기업들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심형래씨의 도전정신만은 미국의 인재들에 뒤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갖고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으며 SF 어린이 영화라는 신규시장에 거침없이 뛰어들어 개척해나갔다. 이러한 도전정신만은 몰락하지 않아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벤처기업들이 계속 나타났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젊은이들과 벤처기업인들의 희망이자 도전정신의 본보기가 됐던 '영구 정신'만은 없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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