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정부는 7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내년부터 특수관계 법인에 일감을 몰아주는 변칙적인 증여에 세금을 물리는 방식을 영업이익에 대한 증여세 부과하기로 했다. 아버지의 회사가 아들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이익을 냈다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돈을 주는 증여와 같은 행위로 보고 증여세를 매긴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일감 몰아주기는 매년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기로 했다.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수혜법인의 매출액 가운데 특수관계법인들과의 거래비율이 30%를 넘어야 과세하기로 했다.
과세 대상자는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그 지배주주의 친족으로서 지분율(간접소유지분 포함)이 3% 이상인 주주로 제한했다. 지배주주는 해당법인의 최대주주 가운데 최다 출자자(개인)을 말하는 것이며 친족의 범위는 국세기본법 상 범위(배우자와 6촌 이내 혈족 및 4촌 이내 인척)와 같다.
따라서 증여로 보는 금액은 수혜법인의 세후영업이익에 일감 몰아주기 거래비율과 과세대상자의 3% 초과분 주식비율을 곱해 계산한다. 이를 계산식으로 요약하면 '증여의제가액 = 세후영업이익×(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30%)×(주식보유비율-3%)'이다.
이밖에도 특수관계법인 여러 개와 거래가 있었다면 이를 합산한다. 예를 들어 수혜법인이특수관계 법인 2개사와의 거래에서 70억원의 매출을, 기타 법인들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은 70%이며 일감 몰아주기 비율은 30%를 공제한 40%가 된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의 필요성은 재벌 총수 일가의 변칙증여에서 비롯했으나 중소기업에도 적용된다. 주식을 양도할 때 이중과세를 조정하는 방식은 일감 몰아주기로 증여세가 과세된 부분을 해당 주식의 취득원가에 가산해 주식의 양도차익을 계산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내년 이후 거래분부터 적용할 예정으로 증여세 수입은 연간 1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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